"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의원 퇴장시킨 경산시의회 의장 사퇴하라"

조정훈 2023. 7. 4. 01: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경북도당, 경산시의회 의장 사퇴 촉구 ... 국민의힘 소속 경산시의원들 "민주당의 좌파적 선동" 비난

[조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3일 경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9일 이경원 시의원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책을 촉구하다 강제로 퇴장당한 데 대해 박순득 경산시의장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 조정훈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대응을 촉구한 시의원을 강제로 퇴장시킨 경북 경산시의회와 관련 시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지역 정치권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3일 경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순득 경산시의회 의장의 공식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경북지역 민주당 소속 광역·기초의원들과 당원들은 "민주당 소속 의원의 후쿠시마 오염 방류 관련 5분 자유발언 중 의장이 발언을 제지하고 퇴장조치를 하는 등 믿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해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민주당 소속 이경원 경산시의원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경산시의 대응을 촉구하면서 지난 2021년 경산시의회가 결의한 결의문을 낭독하던 중 박순득 의장이 마이크를 끄도록 하고 의회사무처 직원들에게 강제퇴장을 시키도록 지시해 논란이 일었다. (관련기사 : 일본 오염수 방류 규탄 결의문 읽다가... 강제 퇴장당한 시의원)

결국 이 의원은 사무국 직원들에 의해 회의장에서 강제로 끌려나왔고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은 이 의원에게 야유를 보내고 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맞대응하면서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민주당 경북도당 "박순득 의장, 사과하고 사퇴하라" 규탄

기자회견에 나선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경산시의회 회의규칙 등을 들며 "의원의 위상을 무참하게 짓밟아 버리고 말았다"면서 "5분 자유발언 도중 의원의 발언을 정지할 수 없다는 회의 규칙을 위반한 박 의장은 공식 사과하고 의장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이 근거로 든 경산시의회 회의규칙 제34조에는 '발언은 그 도중에 다른 의원의 발언에 의하여 정지되지 아니하며 산회 또는 회의의 중지로 발언을 마치지 못한 때에는 다시 그 의사가 개시되면 먼저 그 발언을 계속하게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들은 "2021년 경산시의회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를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며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렸다는 이야기인가? 시의원의 5분 자유발언을 막아선다고 당시의 결의문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현일 경산시장에 대해서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시민 안전대책을 즉각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3일 민주당 경북도당이 경산시의회 앞에서 박순득 경산시의회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양재영 의원이 삭발을 하고 있다.
ⓒ 조정훈
 
양재영 시의원(경산지역위원장)은 박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한 후 "의장의 사과와 사퇴가 있을 때까지 강력하게 투쟁하겠다"고 강한 결의를 나타내기도 했다.

박환희 민주당 기초의원원내대표협의회 대표회장은 "어떻게 5분 자유발언 도중 의원을 제지하느냐"며 "경산 시민의 대표인 의원의 발언을 막았다는 것은 시민의 목소리를 막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박순득 의장에게 항의하기 위해 의장실을 찾았다. 하지만 박 의장은 조현일 시장과 함께 프랑스로 국외공무출장을 떠나 만나지 못했다.

진보당 "민의를 당리당략으로 재단", 국민의힘 시의원 "민주당의 좌파적 선동"
   
진보당 경북도당도 논평을 통해 "경산시의회는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결의문을 채택하라"고 요구했다.

진보당은 "지난달 29일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결의문 채택을 촉구하는 민주당 의원이 발언 도중 강제로 퇴장당한 일이 발생했다"며 "이는 경산시의회가 대한민국의 시의회가 맞는지를 의심케 하는 장면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는 국민의 84%가 반대하는 사안이며 그만큼 국민적 쟁점이 되는 사안"이라며 "경산시의회가 먼저 나서 해양 투기 반대 결의문을 채택하고 국제해양법 재판소에 일본을 제소할 것을 촉구해도 모자랄 판"이라고 강조했다.

진보당은 "국민의 생명과 어민들의 생존권이 걸린 이 문제를 왜 경산시의회에서 논의되지 못하나"라며 "민의를 당리당략으로 섣불리 재단해 버린다면 이는 의회의 역할과 권위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 경산시의원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이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두고 국민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는 다핵종 제거 설비로 거른 뒤 계획적으로 방류된다"며 "민주당은 안전 여부에 대해 IAEA 등 국제기구와 전문가들이 철저한 과학적 검증을 거친 뒤 최종 결정한다는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불안을 선동하는 막가파식 얘기를 던지고 있다. 15년 전 광우병 선동과 문재인 정권의 사드 괴담 때와 유사한 방식"이라며 "민주당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좌파적 선동을 멈추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