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 읽기] 중국 패션업체 ‘쉬인’…어설픈 마케팅 역풍

2023. 7. 4. 00:3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중국이 만든 소셜미디어 틱톡은 지난 몇 년 동안 눈부신 성장을 하면서 음악과 패션 업계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음반회사들은 “틱톡에서 떠야 노래가 팔린다”며 틱톡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재구성했고, 패션 기업들 역시 틱톡의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특히 중국의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쉬인(Shein)은 ‘소셜미디어에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기 위해 한 번 입고 마는 옷’이라는 새 트렌드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 브랜드의 성장은 전적으로 틱톡 때문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옷이 아무리 저렴해도 한 번 입고 버리는 트렌드는 문제가 많기에 비판이 끊이지 않았고, 이 트렌드를 따르던 Z세대 사이에서도 반성의 목소리가 꾸준히 커졌다. 게다가 쉬인이 신상품을 빠르게 내놓기 위해 다른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표절하고, 공장 노동자들에게 일주일에 75시간 노동을 강요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요 고객층이 브랜드를 외면하기 시작했고, 현재 소셜미디어 내에서도 빠르게 인기를 잃고 있다.

위기를 느낀 쉬인은 자사 브랜드를 홍보해주던 인플루언서들을 중국 광저우에 있는 공장으로 초대해서 투어를 시켜주고 팔로워들에게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공장 노동자들이 좋은 환경에서 전혀 힘들지 않게 일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했다. 하지만 이런 인플루언서들의 영상은 더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브랜드로부터 공짜 여행과 선물을 받은 후 상황을 호도하는 역겨운 프로파간다에 동원되었다는 비판이다. 진정으로 문제 의식을 느꼈다면 어떤 개선을 했는지 발표하고, 브랜드의 영향을 받지 않은 독립 언론 기자들에게 취재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모든 시도는 홍보에 불과하고, 그게 들통나면 브랜드의 위기는 더 커질 뿐이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