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우린 반카르텔 정부다, 가차없이 싸워달라”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신임 차관들에게 “우리 정부는 반(反)카르텔 정부다. 이권 카르텔과 가차 없이 싸워 달라”고 당부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민주사회를 외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전체주의와 사회주의이고 내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부패한 카르텔”이라고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집중적으로 부각하는 ‘행정부 내 이권 카르텔 협조 세력’에 대한 경고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대통령실에서 비서관 출신 차관 내정자 5명에게도 “공직사회에 나가서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서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카르텔을 잘 주시하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또 “내정도 외치도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며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에 충성하는 것은 말을 갈아타라는 게 아니라, 헌법 정신에 맞게 말을 제대로 타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정부조직이든 기업조직이든 제일 중요한 것이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산하단체와 공직자들의 업무능력 평가를 늘 정확하게 해달라”고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김홍일 신임 국민권익위원장과 신임 차관(급) 13명에게 임명식을 수여한 뒤 가진 오찬에서 나왔다. 보통 차관은 국무총리가 임명장을 수여하는데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는 건 그만큼 이번 차관 인사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번 인사를 통해 복지부동하는 관료 조직에 경각심을 불어넣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 차관 내정자들에게도 부처가 그간 해오던 일에 주마가편(走馬加鞭) 식으로 힘을 붙이는 수준을 넘어 “판을 바꾸시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임명장을 받은 차관들은 이에 부응했다. 임상준 신임 환경부 차관은 경기도 안양시 안양천 정비 현장을 찾아 “물 관리에 이념과 진영, 정치적 고려 등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이성희 신임 고용노동부 차관은 취임사에서 “노동개혁은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 과제”라고 밝혔고, 조성경 신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혁신을 넘어 혁명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가 정부 부처 공무원들을 국립대 사무국장으로 임용하는 방안을 폐기하기로 한 데 대해 교육부 관계자가 정례 브리핑에서 “국민 눈높이에 부족했던 것을 겸허하게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립대 사무국장 자리를 다른 부처와 인사 교류하겠다는 내용이 지난해 9월 대통령에게 보고되지 않은 것이냐”는 취재진의 물음엔 “지난해 9월 이후 대통령실과 소통을 통해 인사 교류를 해왔다”고 답했다.
현일훈·최서인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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