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5개월 만에…‘오렌지 보이’ 파울러 드디어 웃다
“또 다른 우승을 위한 4년의 여정이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오렌지 보이’ 리키 파울러(35·미국)의 우승을 이렇게 표현했다. 파울러는 3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골프장에서 열린 로켓 모기지 클래식에서 콜린 모리카와(26·미국), 애덤 해드윈(36·캐나다)과 합계 24언더파 264타로 동타를 이룬 뒤 18번 홀에서 벌어진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을 차지했다. 2019년 2월 피닉스 오픈 이후 4년 5개월 만의 우승이다. 통산 6승째를 거둔 그는 우승 상금 158만4000달러(약 20억8000만원)를 받았다.
1988년생인 파울러는 PGA 투어에서도 손꼽히는 인기 스타다. 빼어난 실력과 독특한 힙합 패션으로 많은 팬을 매료시켰다. 특히 마지막 날 오렌지색 계열의 옷을 입고 나온다고 해서 ‘오렌지 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0년 PGA투어에 데뷔한 파울러는 그해 신인왕을 차지한 뒤 이듬해인 2011년 한국에서 열린 코오롱 제54회 한국오픈에서 우승했다. 이어 2012년 웰스 파고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2019년 피닉스 오픈까지 PGA투어 통산 5승을 거뒀다.
그러나 그 이후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무릎 부상을 당한 데다 13년을 함께 한 캐디 조 스코브론과도 헤어졌다. 그러는 사이 파울러의 세계랭킹은 계속 떨어졌다. 한때 4위까지 올라갔지만, 2021년 4월 100위 바깥으로 밀려났다. 지난해 9월에는 프로 데뷔 후 가장 낮은 185위까지 떨어졌다.
파울러는 올 시즌 극적으로 슬럼프에서 빠져나왔다. 개막 초반부터 예전의 샷 감각을 뽐내면서 6차례 톱10에 올랐다. 지난달 열린 US오픈에서도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마지막 날 5타를 잃어 생애 첫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놓쳤다.
파울러는 이번 대회에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오렌지색 상의을 입고 나온 파울러는 17번 홀까지 선두 모리카와에 1타 뒤진 상태였다. 그러나 파4 18번 홀에서 극적으로 버디를 잡아내며 기사회생했다. 그리고 같은 홀에서 치른 연장에서 3.5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했다.
파울러는 “우승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우승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인생에는 그것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며 “오랫동안 성적이 좋지 않아서 힘들었다. 그러나 부진이 곧 끝날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끊임없이 연습하면서 나 자신을 몰아붙였다”고 말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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