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커튼 뒤에 숨은 이들의 생각 궁금"…'김의철 비판' KBS일요진단 클로징 사라졌다 재등장
박장범 클로징멘트 "고대영 불법 해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관련자들, 일제히 침묵…반성? 항의?"
KBS노조 비대위 "김의철, KBS 자기 것인양 뉴스조작에 볼 권리 박탈…국민 기만하고 살길 바라나"
사측 "박장범 멘트, 공정성·균형성에 문제 있다 판단…적절성에 대한 제반 조사와 평가 진행 예정"
KBS 시사토론 프로그램 '일요진단 라이브'의 박장범 앵커가 대법원의 고대영 전 KBS 사장 해임 위법 최종 판결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의철 현 KBS 사장과 경영진을 비판하는 클로징 멘트를 하자, 해당 프로그램의 다시보기 동영상이 사측에 의해 삭제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KBS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KBS노조 비대위) 등이 성명을 발표하며 거세게 반발하자 사측은 3일 오후 5시 무렵 다시보기 영상을 재게시했다.
앞서 3일 오전 KBS노조 비대위는 <'공영방송 사장 불법 해임' 진행자 발언 담은 일요진단 다시보기 삭제> 제하의 성명을 통해 "고대영 전 KBS 사장 해임 처분이 위법했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가운데, KBS 시사토론 프로그램인 일요진단에서 진행자인 박장범 앵커가 관련 발언을 했다가 다시보기 동영상이 통째로 삭제당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KBS노조 비대위에 따르면, 박 앵커는 전날 방송된 일요진단 라이브 클로징 멘트를 통해 "윤석열 정부에서 수신료 분리징수를 추진한 이후 공영방송의 역할과 독립에 대한 논의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지난주 대법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고대영 전 KBS 사장의 해임은 불법이라는 판결을 확정했다. 공영방송 사장을 불법 해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 그리고 불법 해임과 관련됐던 여러 사람들, 일제히 침묵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을 겸허히 수용하고 반성한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는 항의의 표시인지, 침묵의 커튼 뒤에 숨은 이들의 생각이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KBS노조 비대위는 "진행자의 이 멘트가 동영상 다시보기에서 순식간에 사라지고 '동영상 내용상의 문제로 인해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합니다'라는 메시지만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측은 이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아무런 공지나 설명을 하지 않고 동영상을 잘라버렸다. 다시보기가 중단된 박 앵커는 이유없이 중단된 다시보기 서비스를 즉각 재개할 것을 해당 국부장에게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박 앵커는 편성규약에 규정된 청문 및 해명 요구권을 발동한 상태지만 사측은 묵묵부답"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미 사측은 민노총 간첩단 사건에 대한 뉴스 누락과 민노총 집회 앵커화면 바뀌치기 뉴스 조작으로 인해 국민들의 분노를 자초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아무런 뉘우침 없이 또다시 시사토론프로그램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KBS노조 비대위는 "최종 책임자인 김의철 사장은 보도본부장 시절인 2019년 문재인 정부의 태양광 산업을 비판하는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 – 태양광 복마전'이 방송되자 제작진의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재방을 불방시켜 큰 충격을 준 바 있다"면서 "특히 방송 직후 청와대가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며 당시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일방적으로 기자회견을 통해 정정보도를 하라고 요구했고 김의철 당시 보도본부장은 그대로 수용해 재방송이 취소되면서 외압 의혹이 불거졌다"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한 "당시 제작진은 '청와대 측이 사과방송을 요구한 이후 KBS 보도본부 수뇌부들이 보인 행태도 큰 충격을 안겼다', '청와대 주장을 일방적으로 옮겨 적은 기사들이 출고돼 KBS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데에도 보도본부 수뇌부는 로우 키(Low Key)로 가자느니 2~3일만 지나면 잠잠해진다느니 하는 표현을 써가며 제작진의 반박 입장문 발표를 막았다'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KBS노조 비대위는 "결국 김의철 사장은 태양광 비판 방송 불방 외압 의혹사건 이후 본부장 자리를 떠났다"며 "그리고 지금 그가 사장으로 되돌아 온 후 도저히 상식적이라고 볼 수 없는 뉴스 조작, 뉴스 누락, 다시보기 중단 사태가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KBS 방송이 마치 자기 것인양 뉴스조작에다 프로그램을 볼 권리도 박탈하는 사측이 국민을 이렇게나 우습게 보고 기만하는데 살아남기를 바라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KBS노동조합은 일요진단 다시보기 중단 사건과 관련 노사 공정방송위원회 개최를 요구하는 한편 책임자 모두 신속히 퇴출과 징계를 촉구한다"며 "수신료 분리징수 현실화가 바로 눈앞에 있는 이 시점까지도 국민을 기만하는 행태를 계속한다면 파멸로 가는 수 밖에는 없고 그 책임은 오롯이 김의철 사장에게 있음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KBS 보도본부 시사제작국 측은 KBS노조 비대위 등의 성명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2일 방송된 '일요진단 라이브' 박장범 앵커의 클로징 멘트에 대해 방송책임자(시사제작국장 안양봉)는 공정성과 균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KBS 편성규약은 '방송법 제4조'에 따라 방송의 공정성을 실현하도록 정하고 있으며, 방송 종사자는 방송의 독립성을 지킬 의무를 갖고 있다"며 "이에 방송책임자는 2일 오후 KBS 방송관련 규정(KBS 인터넷 뉴스 수정 및 삭제 가이드)에 따라 홈페이지와 유튜브 '다시보기 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청자 중 선임된 방송 외부부모니터 요원도 박 앵커의 멘트에 대해 '이것이 KBS의 공식 입장인지, 기자 개인의 평가인지 듣기에 불편했고, 침묵의 커튼 뒤에 숨은 이들이라고 특정 대상을 겨낭해 발언했는데, 라이브에서 이렇게 대단히 정치적인 의사를 표출한 것이 적절했는지 의문스럽다'고 밝혀 왔다"며 "시사제작국은 시청자 여러분들의 중립적인 평가를 돕기 위해 이상과 같은 설명 글과 함께 '다시보기'를 3일 오후 5시 무렵 재게시 했다. 아울러 박 앵커 멘트의 적절성에 대해 제반 조사와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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