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민 ‘킹받는 무표정 세리머니’, K리그를 달군다

김희웅 2023. 7. 3.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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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민이 피파온라인4 세리머니 중 하나인 무에벨로를 선보이고 있다. 무표정이 포인트다.(사진=전북 현대)
제주 유나이티드전 득점 직후 모습.(사진=전북 현대)
문선민이 시그니처 세리머니인 관제탑 댄스를 추고 있다.(사진=전북 현대)
K리그를 보는 재미가 늘었다. ‘이색 세리머니’ 덕이다. 젊은 팬들은 신조어 ‘킹받는다(열받는다를 강조하는 신조어)’이란 표현을 사용해 상대 골 셀레브레이션에 자극을 받는다는 걸 강조한다. 

문선민(31·전북 현대)이 ‘킹받는 세리머니’의 대표 주자다. 평소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게임 속 셀레브레이션을 그라운드에서 완벽히 재연하고 있다. 

지난 1일 열린 전북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20라운드에서도 유쾌한 골 뒤풀이로 팬들 눈을 사로잡았다. 문선민은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38분, 후방부터 홀로 볼을 몰고 내달려 제주 골망을 갈랐다. 직후 그의 시그니처 세리머니가 된 ‘관제탑 댄스’가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 별칭)을 뜨겁게 달궜다.

홈 서포터 앞에서 폴짝폴짝 뛴 문선민의 셀레브레이션은 끝이 관제탑에 그치지 않았다. 이후 문선민은 관중석을 향해 하트를 그린 후 본격적인 댄스파티를 열었다. 그간 보여준 것과는 달랐다. 상체를 숙인 후 양팔을 번갈아 빠르게 바닥 쪽으로 찌르는 동시, 발을 구르는 일명 ‘엉덩이춤’을 췄다. 
문선민이 제주 유나이티드전 쐐기 골을 넣은 후 관중석을 향해 하트를 그렸다.(사진=전북 현대)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게임 속 세리머니를 선보인 문선민.(사진=프로축구연맹)
EA SPORTS FIFA ONLINE 4(이하 피파온라인4) 유저라면 익히 아는 골 뒤풀이다. ‘무에벨로’라고 불리는 이 세리머니는 상대 유저를 도발하는 골 뒤풀이 중 하나다. 동작 자체가 매우 잔망스러워 골을 넣고 상대를 짜증나게 하는 셀레브레이션으로 꼽힌다. 당연히 상대를 자극하려는 게임 유저들이 애용한다. 

게임에서나 볼 법한 골 뒤풀이를 실제로 하자, 전북 팬들 얼굴에는 웃음꽃이 폈다. 평소 골 뒤풀이 파트너인 송민규 역시 사이드 라인에서 문선민의 춤을 지켜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경기 후 문선민은 중계사와 인터뷰에서 “갑자기 그 춤(무에벨로)이 추고 싶었다”며 웃었다. 
문선민이 엉덩이춤 세리머니를 경기 후 재연하고 있다.(사진=프로축구연맹)

문선민이 관제탑 댄스 외에 새로운 셀레브레이션을 선보인 것은 프로축구연맹과 피파온라인4가 함께 진행하는 ‘세리머니 챌린지’ 때문이다. 세리머니 챌린지는 7개 특정 세리머니를 경기에서 수행한 선수 이름으로 100만원 사회공헌재단 기부, 성공 선수 소속팀 회식비 500만원 지원, 시즌 종료 후 최고의 세리머니상(가칭) 수상 등 다양한 혜택을 주는 이벤트다. 문선민 역시 캐시 증정 등 보상을 받기 위해 춤을 췄다고 밝혔다. 

피파온라인4의 열렬한 이용자인 문선민은 게임 속 골 뒤풀이를 통달하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광주FC전(2-0 승)에서도 피파온라인4에서 '가장 킹받는 세리머니'로 통하는 ‘두 팔 휘젓기’ 후 관제탑 댄스로 팬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세리머니 챌린지에 명시된 7개 중 다른 세리머니도 선보일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광주전 문선민의 세리머니.(사진=프로축구연맹)

광주전 문선민의 세리머니.(사진=프로축구연맹)
문선민은 K리그 대표 ‘세리머니 장인’으로 자리매김했다. 팬들은 득점 후 즐긴다기보다 ‘무표정’으로 춤을 추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문선민에게는 춤이 일상’이라며 이제는 킹받는 세리머니를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있다. 전북 팬들은 ‘문선민이 우리 팀이라 다행’이라는 안도 섞인 반응을 보인다. 

그만큼 상대 팀은 화가 날 만하다. 문선민은 대개 골을 넣은 골대 쪽에서 댄스의 장을 연다. 그의 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팬이 아군일 수도, 적군일 수도 있는 셈이다. 세리머니에 악의가 없다지만, 이른 시간 혹은 승부가 뒤집히는 실점을 내준 상대 팀 입장에서는 약이 바짝 오를 수밖에 없다. 실제 날 선 반응을 보인 팀 서포터도 있었다. 

문선민은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던 2018년부터 관제탑 댄스를 선보였다. 이후 꾸준히 춤을 추며 팬들에게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최근에는 게임 속 셀레브레이션을 펼치며 ‘골’을 기다리게 만들고 있다. 분명 그의 춤은 K리그를 즐기는 팬들에게는 또 하나의 볼거리가 생긴 동시, 새로운 팬을 끌어들일 요소로 자리 잡았다. 

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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