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서안서 20여년만에 항공기까지 출동 최대 작전…최소 8명 사망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의 난민촌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여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테러 세력 소탕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지상군 이외에 드론과 전투기도 동원했다. 현지 언론은 지난 2000년 이후 20여년 만에 최대 작전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3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 북부 제닌 난민촌의 여러 건물을 공습하고 지상군 병력을 투입해 무장세력을 제압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항공기 공습을 통해 지상군의 작전 전개를 돕기도 했다. 이전까지 이스라엘군은 서안지구 작전에 무장 병력만 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난달 19일 제닌 난민촌에 들어갔던 병력이 급조폭발물(IED) 공격을 받은 이후, 드론을 이용해 표적 사살을 감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여왔다.
이스라엘군의 공습 대상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합동 상황실'이었다. 테러범들의 범행 전후 회합 장소이자 관측소, 무기 및 폭탄 저장소, 통신센터로 활용되는 곳이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해군 소장은 "이번 작전은 우리가 수행 중이고 앞으로 수행할 작전의 일부"라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아닌 제닌의 테러 그룹을 상대로 한 여단급 작전"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건부는 이날 작전 중에 최소 8명이 죽고, 50여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부상자 가운데 최소 10명은 위중한 것으로 전해져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건부는 전망했다.
이스라엘군 측에서도 1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이번 작전은 지난 2000년 제2의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의 반(反)이스라엘 민중봉기) 이후 서안에서 진행된 이스라엘군의 최대 작전이라고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는 전했다.
팔레스타인 측은 거세게 반발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대변인인 나빌 아부 루데이네는 "무방비의 주민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며 이스라엘의 공격을 멈추기 위한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했다.
이스마일 하니예 하마스 정치국장은 제닌을 지키기 위한 서안 지구 주민의 봉기를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는 "제닌은 여전히 점령군에게 저항하는 항쟁의 상징으로 남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모든 선택지를 열어두고 있다"고 보복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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