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격’…CJ 때문에 속 타는 증권가 [재계 TALK TALK]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CJ CGV가 4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CB 가운데 기존 주주와 일반 투자자 공모 물량을 제외한 약 92%(3689억원)의 CB를 당시 인수단이었던 주요 증권사가 떠안았다. CB 실권 물량을 인수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을 떠안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약 2300억원으로 전체 실권 물량의 62%를 가져갔다. 이어, NH투자증권(830억원), KB증권(461억원), 유진투자증권(92억원) 순이다.
CJ CGV가 발행한 35회 CB는 지난해 8월 21일부터 주당 2만2000원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었다.
그러나 CJ CGV 주가가 사상 최저가로 곤두박질쳐 이들 증권사가 단기간에 주식 전환으로 차익 실현을 기대하기는 요원해졌다. 지난해 8월 21일 이후 CJ CGV 주가가 전환가(2만2000원)를 웃돈 적은 한 번도 없다. 최근 CJ CGV 주가는 9000원 선도 위태롭다. 이 CB에는 주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 조정(리픽싱) 조항도 없다. 하지만 이번 대규모 증자로 전환 가격은 기존보다 25%가량 할인된 수준으로 조정될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CB 물량이 워낙 많아 오버행(잠재 매물) 이슈가 주가를 짓누를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5%로 조정을 하더라도 투자 수요가 달라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사정이 이렇자, 증권가에서는 CJ그룹을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하다. 통상 증권사는 대기업 집단과 끈끈한 관계를 형성해둬야 향후 회사채 발행 등 추가 일감을 기대할 수 있어 유동성 위기에 놓였을 때 발 빠르게 움직인다. 다만, CJ그룹은 재무 구조 개선과 실적 회복에 상당 기간이 소요될 수 있어 그룹과의 관계를 우선순위에 두고 거래를 진행하는 게 맞는지 회의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IB업계 관계자는 “CGV 같은 경우 업황 자체가 워낙 나쁘고 한동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투자가 불가피하다”며 “투자 책임을 져야 하는 경영진 입장에서는 수면 아래 있는 위험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CGV 유상증자 공동주관사로 참여한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도 미매각 물량을 떠안을 수 있는 리스크가 충분하다는 진단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6호 (2023.07.05~2023.07.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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