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홍준표號 1년, 대구 미래 50년 주춧돌 놓았다… 변화 기대감
21개 기업서 4조5227억 투자유치
시민들 “우리도 할 수 있다” 자신감
대구시는 민선8기 출범 후 1년 동안 대구 발전을 막는 카르텔을 깨고 변화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애썼고 성공적인 결과물들을 얻어냈다.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됐고 군위가 대구로 편입됐다. 대중교통 무임승차 연령 상향,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변경 등 대구발 변화가 전국으로 퍼지기도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대구 미래 50년 약속 핵심인 대구경북신공항 사업은 민선8기 1년 만에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대구·경북지역 숙원사업인 대구경북신공항 성공을 위해 꼭 필요했던 특별법이 지난 4월 13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비 지원 근거,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의 내용이 담겨 신공항 건설 사업에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다.
특별법 추진 당시 우려도 많았다. 복잡한 정치적 셈법이 끼어들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홍 시장은 특유의 추진력으로 군공항 특별법을 추진하던 광주와 손을 잡고 특별법 동시 통과 전략을 썼다. 야당 국회의원들과의 협력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말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을 위한 법률안 국회 본회의 통과 역시 반대와 갈등을 해결해 얻어낸 성과였다. 대구가 주도한 혁신들은 연일 이슈가 됐다. 논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쉽게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던 노인 무임승차 나이 상향,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 대구시 산하기관 통폐합(공공기관혁신) 등 민감한 사안에 홍 시장이 직접 목소리를 내며 변화의 선봉에 섰다.
대구시는 민선8기 출범 후 1년간 21개 기업으로부터 4조5227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1년 성과가 지난 10년간 유치실적 4조8143억원과 맞먹는다.
엘앤에프(코스닥 시총 3위 2차전지 소재기업), 텔레칩스(국내 1위 차량용 반도체 설계기업),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 프랑스 발레오, 미국 보그워너, 세계 최초 AI기반 자율주행 서빙로봇 제조기업 베어로보틱스 등 대구 미래신산업 분야 앵커·글로벌기업 투자유치 성과들을 바탕으로 역대 최대 규모 실적을 냈다.
경제 성장률, 고용, 수출, 투자유치 등 주요 경제지표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대구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동분기 대비 3.8% 상승해 전국의 경제성장률 0.9%를 크게 웃돌았다. 경제 활성화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산업생산지수도 민선8기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5월 대구시 고용동향’에 따르면 15세 이상 고용률은 61.9%로 통계청 자료가 공개된 1999년 6월 이후 최고치다. 취업자 수도 역대 최고치인 128만4000명을 기록했다. 특히 양질의 일자리 현황을 가늠할 수 있는 고용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상용근로자 수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5월 대비 10만4000명 증가한 71만70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입 분야에서도 8개월 연속 수출 증가율 전국 1위를 달성했다.
대구 분위기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대구시는 시민들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구시가 민선8기 출범 1주년을 맞아 실시한 대구 시정에 대한 시민 인식도 조사에서 시정운영 전반에 대해 시민 56.8%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시는 리얼미터에 의뢰해 성·연령·지역별로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된 대구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4~18일 조사를 실시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3일 “대구국제마라톤 권위 격상 추진, 전국 최초 어르신 버스 무임승차,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 통과, 신공항 경제권 구축 등 중점 추진사업들 모두 65% 이상의 매우 높은 긍정 평가를 받았다”며 “대구시 미래에 대한 전망도 조사에서도 50.6%가 향후 더 발전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시, 이달 국회 특별법 발의 계획
공항 이전터 등 ‘규제 프리존’ 추진
신공항 2028년 조기 개항 목표
대구시는 미래 50년을 위한 남은 과제도 차근차근 풀어나갈 생각이다. 대구와 광주를 1시간대로 연결하는 달빛고속철도를 대구경북신공항 개항 시기에 맞춰 개통할 수 있도록 이달 중 국회에 특별법을 발의할 계획이다.
대구경북신공항과 대구 군공항(K2)·대구공항 이전터 개발사업은 연내 30조원 규모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추진한다. 대구경북신공항은 당초 목표보다 2년 정도 앞당긴 2028년 개항을 목표로 공구별 동시 착공에 나설 방침이다. 내년 총선 이후 대구경북신공항과 이전터를 두바이식 규제 프리존으로 개발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공항 이전터를 두바이와 싱가포르를 뛰어넘는 첨단산업·관광·상업·금융 중심 글로벌 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가 쇠락한 원인은 폐쇄성이고 이는 지난 30년간 대구를 이끌어왔던 기득권 세력들이 만들어낸 것"이라며 "지난 선거 때 '이제 더 이상 대구의 몰락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시민들의 간절한 열망이 지지로 나타났다고 여겨 이에 부응하기 위해 쉬지 않고 1년을 달려왔다"고 말했다.
또 "국제공항 건설을 지방정부가 주도한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기 때문에 공항을 제대로 건설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라며 "특별법을 토대로 국가가 보증하는 사업이 된 만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구도시공사, 대형 건설사, 대구지역 1군 건설업체가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 구성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주, 유럽 노선 취항이 가능한 3.8㎞ 이상의 활주로를 갖춘 글로벌 첨단 물류 중심 여객 복합공항을 만들어 인천공항에 집중된 항공 여객 물류의 30% 이상을 책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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