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물 먹방하고 또 노량진 찾은 국힘... 상인들 "방류하면 먹든가"

박수림 2023. 7. 3. 18: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장제원 등 과방위 소속 의원들 수산물 오찬... 일부 상인들은 "괴담에 애간장 탄다" 호소

[박수림, 권우성 기자]

 국민의힘 과방위 소속 장제원(위원장), 박성중(간사), 김영식, 윤두현, 허은아, 홍석준 의원이 3일 오전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 관련 ‘민주당 괴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산업을 돕겠다며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해 횟집 오찬을 했다. 장제원 의원이 수조에 들어 있는 광어를 집어들고 있다.
ⓒ 권우성
 
"쇼하지 마라!"
"(일본이) 오염수 방류하고 난 다음에 와서 (해산물을) 먹어야지. 지금 와서 뭐 하나."

정부·여당 인사들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수산시장을 잇달아 방문하는 가운데 상인들 일부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3일 오전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아래 과방위) 소속 장제원 위원장과 박성중 간사를 비롯한 의원 6명은 "더불어민주당의 후쿠시마 관련 괴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산업을 돕겠다"며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했다.

계속되는 정치인 방문에 '불편함' 드러내

의원들은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약 30분 동안 수산시장 1층을 돌며 일대 상인들에게 안부를 건넸다. 그런데 일부 상인들은 이들을 향해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국회의원들이 수산시장 1층을 돌아다닌 지 5분이 지났을 즈음 한 상인은 그들을 향해 "쇼하지 마라!"라고 소리쳤다. 잠시 후 또 다른 상인도 "(일본이) 오염수 방류하고 난 다음에 와서 (해산물을) 먹어야지. 지금 (의원들이) 와서 뭐 하나"라고 쏘아붙이며 이들 옆을 지나갔다.

여당 소속 의원들이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 15일 김기현 대표 취임 100일 기념 만찬을 시작으로 연달아 이곳을 찾으며 '릴레이 회식'을 벌이고 있다.

6월 25일에는 당내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이 한덕수 국무총리와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했다. 가장 최근인 6월 30일에는 국민의힘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영선·류성걸 의원이 노량진 횟집의 수조 속 물을 손으로 떠마셔 빈축을 샀다.
 
 장제원, 박성중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식사중인 노량진수산시장 상인에게 말을 걸고 있다.
ⓒ 권우성
 
 6월 30일 국민의힘 김영선 의원과 류성걸 의원이 노량진 수산시장에 방문해 활어가 들어 있는 수조물을 손으로 떠다 마셨다.
ⓒ 미디어몽구 제공
 
당시 그 광경을 직접 목격했다는 상인 A씨는 "'왜 그걸(수조 물) 마시지, 저렇게 한다고 손님들이 안심하고 와서 (해산물을)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말했다.

상인 B씨도 이날 취재진에게 "아직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방류하지도 않았는데 정치인들이 자꾸 수산시장에 찾아와 불안한 이미지가 부각되는 게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정부 측 의견 동조하며 "파이팅" 외친 상인도

일부 상인은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우려를 "괴담"이라고 표현하며 장 위원장 등 국민의힘 측에 호소하기도 했다. 

장 위원장이 "손님이 없네요. 많이 힘드시죠"라고 묻자, 한 상인은 "손님이 매일 한 사람도 안 온다. 얼음 값도 안 나온다. 괴담을 퍼뜨려서 사람 애간장을 태운다"고 답했다. 다른 상인은 "장제원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노량진 수산시장 2층 주차장 외벽에는 현수막이 여럿 걸려있었다. 현수막에는 '출하주협의회', '중도매인협동조합', '상우회' 명의로 "원전 오염수 괴담, 더는 용납 안 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장제원 의원이 구입한 횟감을 들고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 권우성
 
 박성중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1층에서 구입한 회로 식사를 하고 있다.
ⓒ 권우성
  
장 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은 한 가게에 들러 광어와 전복, 도다리, 낙지 등 해산물을 구매하며 "정부도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저희도 국회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의원들은 같은 건물 식당으로 이동해 오찬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장 위원장은 "수산업자분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자 방문했는데 손님이 너무 없는 모습을 보니까 마음이 안타깝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 과학적으로 잘 설명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IAEA(국제원자력기구) 검증 보고서가 나오면 그것을 국민에 잘 설명할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성중 의원도 "과학적 사실이 괴담에 의해 묻히는 걸 보니까 굉장히 안타깝고, 빠른 시일 내에 (수산업이) 정상화되는 데 일조하겠다"고 전했다.

민주당 "수조물 먹방, 국민 우롱"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의 이같은 행보를 비판했다.

서용주 상근부대변인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질 집권여당과 정부가 주장하는 과학적 근거가 고작 '수산시장 수조물 셀프 생체 실험'인가"라며 "후쿠시마 오염수의 안전함을 증명하라는 국민의 요구에 수조물 먹방으로 응답하는 행태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