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과자·빵값 내리는데…유독 아이스크림만 10%대 인상, 왜

김민상 2023. 7. 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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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24 본점에서 롯데웰푸드 아이스크림이 판매되고 있다. 뉴스1


이달 1일 일부 라면‧과자‧빵값은 내렸지만, 여름철 대표 식품인 아이스크림 가격은 오히려 오를 기미가 보인다. 빙과 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월부터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무더위가 시작된 최근에는 일부 아이스크림의 편의점 공급 가격도 인상됐다. 이에 올해 하반기 예정된 우유 원유(原乳) 가격 협상이 마무리되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점쳐진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5월 아이스크림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8.02로 지난 1월보다 10.5% 상승했다. 같은 기간 빵(4.8%)이나 라면(0.6%)‧스낵(0%)보다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롯데웰푸드와 빙그레, 빙그레의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 등 빙과 업체들이 2월부터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3월 아이스크림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동월에 비해 13.7%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5월(14.3%)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2022년 3월~2023년 3월) 라면(12.3%)‧스낵(11.2%)‧파이(11%)‧빵(10.8%)보다 높은 수준이다. 빙과 업체들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물류비‧전기·가스요금 인상 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잇달아 인상했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2월 스크류바‧돼지바‧수박바 등 할인점·일반슈퍼 공급가를 올렸다. 빙그레는 같은 시기에 메로나‧비비빅‧슈퍼콘 등 가격을 인상했고, 해태아이스크림은 누가바‧쌍쌍바‧바밤바‧호두마루 등 가격을 올렸다. 이달에는 롯데웰푸드가 스크류바‧돼지바‧수박바 등의 편의점 공급가를 25% 인상했다. 당초 지난 4월 편의점에 공급되는 아이스크림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가 한 차례 인상 일정을 연기한 뒤 이번에 반영한 것이다.

김경진 기자


하반기에는 값이 더 오를 수 있다. 농가의 생산비 상승으로 우유 원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기존 원유 가격 결정 체계를 생산비와 시장 상황을 반영해 결정하도록 개선해 개편 전 L당 104∼127원보다는 낮은 69∼104원 범위로 상승 폭이 제한됐지만 인상 압박은 여전하다.

새로운 원유 가격은 다음 달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낙농진흥회는 지난달 9일부터 소위원회를 열어 모두 네 차례 원유 가격 협상을 벌였지만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옥수수 등 사료비가 오르면서 지난해 농가의 우유 생산비가 13.7% 상승한 상황이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이를 주재료로 쓰는 우유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아이스크림 가격도 오르는 도미노 현상이 벌어진다. 지난해의 경우 원유 기본 가격이 L당 49원 인상되자 흰 우유 제품 가격은 10% 안팎으로 올랐고, 아이스크림 가격은 10∼20%대로 인상됐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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