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세력 개입 증거" 녹취록 깐 소속사…피프티피프티 진실공방

최서인 2023. 7. 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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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의 전속계약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피프티 피프티의 소속사 어트랙트는 3일 “외부 세력 개입의 증거”라며 워너뮤직코리아 측과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히트곡 큐피드(CUPID) 등을 프로듀싱한 용역 회사 더기버스가 워너뮤직코리아와 200억 계약을 독단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외부 세력’으로 지목받은 더기버스는 같은 날 입장을 내고 “어트랙트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억지 프레임 씌우기를 중단하라”고 반박했다.


“용역업체가 독단 바이아웃 진행” vs “억지 프레임”


지난달 19일 프티 피프티 멤버 4인(새나, 키나, 아란, 시오)이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 불거진 책임 공방이 멤버들-소속사-프로듀서-음반 레이블 각각의 입장이 교차하며 다변화되고 있다. 사진 어트랙트
이날 어트랙트가 공개한 녹취록에서 워너뮤직코리아 관계자는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에게 “제가 확인할 게 하나 있다. 제가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한테는 전에 바이아웃을 하는 거로 저희가 200억 제안을 드린 게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 대표가 “전 못 들어봤다. 바이아웃이라는 게 뭐냐”고 묻자 이 관계자는 “보통 표현으로 하면 아이들을 다 인수하고 이런 식으로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 대표가 “아니, 아니요”라고 말하는 데서 녹음 파일은 끝났다.

바이아웃은 프로축구 등 스포츠에서 주로 쓰이는 용어로, 선수와 소속 구단이 일정한 금액을 정해 두고 그 이상의 이적료를 제시하는 구단이 있으면 바로 선수와 협상할 수 있도록 하는 걸 의미한다. 소속사 어트랙트가 ‘외부 세력’으로 피프티 피프티의 프로듀싱을 맡아 온 용역 회사 더기버스를 지목한 것이다.

어트랙트 관계자는 녹취록을 공개하며 “안성일 대표는 소속사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의 승인 없이, 독단적으로 피프티 피프티의 바이아웃 건을 진행하고 있었다”며 “이외에도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의 추가적인 범죄 사실들이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날 오후 더기버스 측은 입장문을 내고 “어트랙트 측은 마치 당사 안성일 대표가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의 거취에 대해 워너뮤직코리아와 독단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왜곡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워너뮤직코리아에서 ‘레이블 딜’의 구조에 대해 제안했고, 이에 대해 워너뮤직 측은 어트랙트 전 대표와 논의를 희망했으며, 이 내용이 전달되었기에 어트랙트와 워너뮤직코리아 양사 간 연결이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더기버스가 워너뮤직코리아로부터 ‘레이블 딜’을 제안받았고 이를 소속사에 전달했을 뿐, 가수와 소속사의 관계와 더기버스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더기버스 측은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이 지속될 경우 강경하게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멤버-소속사-프로듀서-레이블 4차 방정식 된 공방


그룹 피프티 피프티(FIFYT FIFTY) 시오(왼쪽부터)와 새나 아란, 키나가 지난 4월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스1

피프티 피프티를 둘러싼 갈등은 지난달 19일 멤버 4인(새나, 키나, 아란, 시오)이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멤버들-소속사-프로듀서-음반 레이블의 주장 각각이 서로 어긋나면서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멤버들 측은 해당 가처분 신청이 “어트랙트 측이 계약을 위반하고 신뢰관계 파괴를 야기한 데 따른 조치”라며 “멤버들은 어트랙트가 투명하지 않은 정산, 활동이 어려운 건강 상태를 밝혔음에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자 했던 모습 등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여러 사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데뷔한 피프티 피프티는 올해 2월 발매한 첫번째 싱글의 타이틀곡 ‘큐피드’로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켰다. K팝 사상 최단 기간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HOT 100에 진입하는가 하면, 영국 오피셜 차트 Top 100에도 올랐다. 국내 유수의 대형 기획사가 아닌 신생 중소 기획사가 처음 선보인 걸그룹이 이런 성과를 내면서 ‘중소돌의 기적’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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