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사령탑 옐런, 6일 중국 찾는다…반간첩법·반도체 놓고 힘겨루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중국을 방문해 양국 고위급 교류가 이뤄진 가운데 미국 경제 사령탑인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오는 6일 중국을 방문한다. 옐런 장관은 방중 기간 미국의 대중 의존도를 줄이는 정책인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중국이 이달 1일부터 시행 중인 반(反)간첩법에 대한 우려를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재정부는 3일 홈페이지를 통해 "미·중간 합의에 따라 옐런 장관이 6~9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도 성명을 통해 옐런 장관의 방중을 확인하며 양국 관계의 책임감 있는 관리, 세계적인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협업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8~19일 블링컨 장관의 방중 이후 3주 만에 미국 경제 분야 고위 관료의 방중이 재개된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선 블링컨 장관에 이어 베이징을 방문한 두 번째 장관급 인사다.
미국 재무부는 옐런 장관이 방중 기간 중국 고위 관리, 미국 기업인들을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옐런 장관은 중국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허리펑 부총리, 류쿤 재정부장과 회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일각에선 중국 2인자인 리창 국무원 총리와 회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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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제재·반간첩법 등 논의 예정
이번 방문에서 옐런 장관은 중국의 미국 반도체 제재 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할 전망이다.
앞서 중국은 지난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폐막일에 맞춰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을 타깃으로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됐다"면서 수입 금지 조처를 내렸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반간첩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반간첩법에 따라 중국이 간첩 행위라고 규정할 수 있는 범위가 매우 넓어진 탓에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의 우려가 크다.
옐런 장관은 '디리스킹'과 관련된 입장도 피력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13일 그는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중국과의 관계 유지가 미국에 최선의 이익을 줄 것"이라며 "디커플링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더 값싸게 생산한 중국 물품을 구매하면 미국이 큰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옐런 장관은 완전한 대중국 디커플링을 추구하지 않고 '선택과 집중'을 하는 디리스킹을 추구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재무부 관계자는 옐런 장관의 이번 방중이 양국 관계의 중대한 돌파구라는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화하고 장기적 소통 채널을 구축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외려 이번 방중 이후 양국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중국이 전기차 배터리 부품 등 핵심 상품에 대한 접근 차단 조치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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