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총부대 롯데' 현실 인정한 서튼, '찬스 창출+팀 배팅'으로 홈런 부족 메운다
(엑스포츠뉴스 울산,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2023 시즌 개막 후 장타 갈증에 시달리고 있다. 팀 홈런은 28개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고 장타율도 0.340으로 9위다. 리그 평균 0.365와 차이가 크다. 찬스에서 타자들이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팀 득점(307)은 6위를 기록 중이지만 호쾌한 맛은 크게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롯데의 올 시즌 화력 감소는 지난해 23홈런을 쏘아 올렸던 '빅보이' 이대호의 은퇴와 한동희(2홈런), 잭 렉스(3홈런), 유강남(2홈런) 등 장타를 기대할 수 있는 주축 타자들의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 최선참 전준우가 팀 내 최다 6홈런으로 제 몫을 해줬지만 다른 타자들의 침묵 속에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았다.
리그 전체에 투고타저 바람이 불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롯데의 공격력 자체가 날카롭지 못하다. 6월 9승 16패로 고전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 타선 침체였다. 월간 팀 타율 0.252로 같은 기간 리그 평균 팀 타율 0.264와 1푼 이상 격차를 보다. 팀 장타율은 0.333으로 꼴찌였다.
롯데가 최근 장타의 맛을 제대로 느낀 건 지난 27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이었다. 1회말 렉스의 선제 2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한 뒤 3-3으로 맞선 9회말 2사 1루에서 유강남의 끝내기 2점 홈런이 폭발하면서 2연패를 끊어낼 수 있었다.
반대로 지난 1~2일 울산 두산 베어스전은 장타 부재 속에 모두 무릎을 꿇었다. 두산이 1일 강승호의 쐐기 솔로 홈런, 2일 양석환의 결승 2점 홈런으로 승리를 챙긴 것과 대비됐다.
롯데는 올 시즌 개막 후 줄곧 5강권을 유지하면서 순항하고 있지만 승부처에서 홈런 한 방으로 흐름을 바꾸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LG(40홈런)와 2위 SSG(72홈런), 3위 NC(44홈런) 등 롯데보다 높은 순위에 있는 팀들의 경우 클린업 트리오에 확실한 슬러거가 포진해 있는 것과 대비된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일단 "장타는 항상 좋은 것이다"라고 인정했다. 본인부터 2005 시즌 현대 유니콘스(2007년 해체) KBO리그 최초의 좌타 외국인 선수 홈런왕(35홈런)에 올랐던 커리어를 가지고 있어 홈런이 팀에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영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다만 팀 구성을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롯데 외국인 타자 렉스는 펀치력은 갖췄지만 전형적인 거포 스타일은 아니다. 렉스 스스로 "나는 지난해에도 3홈런뿐이었다. 홈런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초조해 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서튼 감독 역시 "현재 우리 팀에는 한 시즌 3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선수들에게 홈런을 많이 치라는 주문을 하지 않는다"라며 "그러나 롯데의 장점은 팀 배팅이다. 하나의 팀으로 싸우는 그런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타자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이해하고 여기에 맞춰서 팀을 위해 헌신하는 타격을 하는 부분이 우리의 강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철학을 밝혔다.
서튼 감독이 말하는 롯데의 이상적인 득점 공식은 최대한 많은 주자들을 득점권에 위치 시키는 게 핵심이다. 무사 2루 혹은 1사 3루 등의 상황에서 장타나 적시타가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진루타, 희생타 등을 통해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롯데는 실제 올 시즌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31개의 희생 플라이를 기록했다. 희생 번트 성공도 38개로 1위 LG 트윈스에 이어 2위였다. 벤치의 적극적인 작전 구사를 선수들이 잘 수행해 주고 상황에 맞는 스윙을 한 결과였다.
찬스 창출과 진루타에 집중하는 롯데의 공격 기조는 올 시즌 중에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부상으로 빠져 있는 주전 유격수 노진혁, 외야수 안권수, 베테랑 우타자 정훈이 돌아오더라도 장타보다는 팀 배팅에 더 초점이 맞춰진다.
서튼 감독은 "우리는 득점권에 많은 주자를 가져다 놓은 것이 공격에서 1차적인 목표다"라며 "한 베이스를 더 노리는 적극적인 베이스 러닝과 주자를 진루 시킬 수 있는 상황별 타격, 팀 배팅이 중요하다. 주자가 3루에 있을 때나 찬스에서 확실하게 득점할 수 있는 부분에 더 집중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의 색깔이다"라고 강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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