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급간부 기 살려라”…초급간부 사기 저하에 국방장관의 '특명'
국방부가 3일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열고 초급간부 사기 저하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초급간부의 ‘군심(軍心)’ 동요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만큼이나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위기의식에서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열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선 ‘전투형 강군’ ‘국방혁신’과 함께 ‘초급간부 자존감 고양과 기 살려주기 문화’가 주요 토의 주제로 올랐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창끝부대 전투력의 핵심인 초급간부들에 대해서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초급간부들의 자존감, 사기 등에 있어 우리가 원하는 수준까지 올라와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초급간부 처우 개선을 위해 정책적 지원 외에 이들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군 내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국방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해당 회의는 통상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군 대비태세 강화, 과학기술 강군 방안 등을 주요하게 다루곤 했지만 이날은 초급간부 현안을 논의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회의 토론시간의 3분의2 가량이 초급간부 관련 내용으로 채워졌다”며 “육군 여단장, 해군 함장, 공군 전투비행대대장 등 예하부대 지휘관들을 화상으로 연결해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들 현장 지휘관은 “초급간부들이 보수 체계 개선 외에도 훈련 및 근무 후 휴식여건 보장, 장기복무 기회 확대, 주거환경 개선 등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며 있다”며 “초급간부의 소외감,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제도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초급간부들과의 1대1 소통 활성화,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휴가갈 수 있는 부대 분위기 조성, 휴일 근무 후 휴식 여건 보장 등에 만족도가 높다는 점도 설명했다.
군 당국은 각종 수당 현실화, 모듈러형 숙소 시설 확대 도입, 사적 해외여행 보장 등 초급간부들이 우선 꼽는 요청 사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군 관계자는 “초급간부 사기를 높이기 위해 군 수뇌부가 나서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보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군 당국의 이 같은 행보는 초급간부 처우 개선 문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간부들 사이에선 병사 월급을 200만원으로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등 병사 처우 개선에 집중하다가 초급간부 문제가 뒷전으로 밀렸다는 불만이 상당하다. 이런 상황에서 전역 희망자들이 급증하는가 하면 초급 장교 등용문인 3사관학교, 학사사관(학사장교), 학군사관(ROTC) 경쟁률도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이에 국방부는 내년도 국방예산에 2000억원 이상을 추가로 확보해 당직 근무비, 단기복무장려금 등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장관은 “초급간부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주인의식을 갖고 스스로 존재감을 인식하면서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모두가 한 마음으로 관심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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