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탄핵안은 ‘수박’ 감별지? 野의원 70명 동의…30명 남았다

정용환 2023. 7. 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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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진 중인 검사 탄핵 소추안이 최근 국회의원 동의 70명을 넘겼다. 탄핵 소추안 발의 요건은 100명 이상 동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천막농성 중인 김용민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김용민 의원실 관계자는 3일 중앙일보에 “검사 탄핵 소추안 동의가 70명은 넘겼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마련한 탄핵안의 소추 대상은 ‘간첩 조작 사건’ 관련자 유우성씨를 기소한 검사 1명, 라임 사건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접대 의혹을 받는 검사 3명 등 총 4명이다. 처럼회(초선 의원 모임) 등 의원 일부가 동의 서명을 함께 취합하고 있는데, 개별 사안에 대한 평가가 엇갈려 각 탄핵안 동의 수는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헌법상 탄핵 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100명)이 참여하면 발의할 수 있고, 의결 정족수는 재적의원 과반이다. (대통령 탄핵 소추는 3분의 2 이상 찬성) 발의에 성공할 경우, 2007년 12월 BBK 사건 부실 수사 의혹으로 김홍일·최재경·김기동 검사 탄핵안(발의 후 기한 경과 폐기) 이후 처음으로 평검사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된다.

민주당 원외 인사들은 분위기 조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라디오에서 “대표적으로 몇 사람을 반드시 탄핵 소추하지 않으면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과반수 의석을 달라고 할 명분이 없을 것”(21일), “민주당 혁신의 핵심은 검사 탄핵 소추”(29일)라고 거듭 주장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29일 유튜브 방송에서 “(문 전 대통령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핸들링이 쉽지 않다(고 느꼈다)”며 “검찰총장은 ‘내가 가는 길에 쾌도난마처럼 달리는 것만 남았지 어떤 장애물도 없다’고 생각할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김용민의원님이 진행하는 검사 탄핵 발의안에 힘좀 실어줍시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와 동의율 110%를 달성한 더불어민주당 청원글. 더불어민주당 국민응답센터 홈페이지

민주당 홈페이지에 ‘검사 탄핵 발의안에 힘 좀 실어줍시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은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당내에선 “탄핵안이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의 은어) 감별지 역할을 한다”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의원실은 동의 서명을 취합하는 의원실에 “왜 우리에게는 아직도 연락을 안 하냐, 서명 안 하면 수박으로 낙인 찍히는 것 아니냐”고 문의했다고 한다. 한 의원은 지역구 행사에서 지지자로부터 “탄핵안에 동의하실 거죠?”라는 질문을 듣고 진땀을 빼기도 했다. 총선이 10개월도 안 남은 상황에서 의원들이 검사 탄핵안에 줄줄이 서명하는 이유다.

다만 당내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당이 할 일도 많은데, 지금 왜 뜬금없이 검사 탄핵에 공력을 낭비하냐”고 비판했다. 수도권 재선 의원 역시 “한(恨)풀이하듯 정쟁하다가 국민 외면받은 지난 선거를 잊은 거냐”고 말했다.

‘우리 바다 지키는 순례길 프로젝트’에 나선 김용민 의원 3일 일정. 김용민 의원 블로그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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