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현 신임 통일 차관 "통일부, 제대로 된 통일 방향성 갖고 준비해야"
문승현 신임 통일부 차관은 "통일부 업무가 인류 보편적 가치를 구현하여 한반도 모든 구성원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의미 있는 토대가 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나가겠다"고 3일 밝혔다.
문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북한의 핵위협과 군사도발이 지속되는 엄중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면서도 "제대로 된 통일 방향성을 갖고 준비해야 참된 변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며 인적쇄신을 강조했다.
문 차관은 "통일 정책과 관련해서는 헌법 제4조가 잘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 통일이 이(가치와 원칙)를 집약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는 통일 대북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해 나갈 때 이러한 헌법적 가치를 늘 명심하면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가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이 올바른 변화를 선택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가면서 차분하게 통일 미래를 준비하고, 우호적인 통일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제사회와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으로 정책 추진 방향에 관해선 "북한 비핵화의 여건을 조성하고 북한 주민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북한 이탈 주민이 우리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더 많은 힘을 쏟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로 통일부 장·차관을 모두 외부 출신으로 교체하며 통일부의 변화를 직접 주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뜻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은 "그동안 통일부는 마치 대북지원부와 같은 역할을 해왔는데, 이제는 달라질 때가 됐다"고 발언한 바 있다.
남북 교류협력에 무게를 뒀던 과거와 달리, 윤 정부 대외정책 목표인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구상'에 보다 부합하는 통일부로 거듭나겠다는 취지기도 하다.
문 차관은 취임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통일부에 주문한 ‘역할 변화’를 재차 언급했다. 그는 "당장은 통일부가 새로운 정체성을 정립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며 "통일부가 남북교류 등 타성에 빠져 있었던 것을 극복하고, 바뀐 시대 상황 속에서 통일부 역할을 찾는 것을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기간 남북 대화가 끊기며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기자의 질문에는 "외교가의 말 중에 ‘네버세이네버’(Never say Never·‘절대 아니다’고 말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제로’(0)도 없고 ‘백’(100%)도 없이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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