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워크 동생들 덕분" '컬링 새 국대' 맏형은 겸손했다

박장식 2023. 7. 3. 17: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7년 만에 자신의 팀에서 다시 국가대표 된 강원도청 박종덕 선수

[박장식 기자]

 2023 한국컬링선수권 우승 후 우수선수상을 수상받고 있는 강원도청 박종덕 선수.
ⓒ 박장식
 
한국 컬링에서 가장 나이 많은 선수와 단 한 살의 나이 차이. 햇수로 1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한 팀에서 끊임없이 뛴 한국 남자 컬링의 베테랑, 그리고 역경을 딛고 7년 만에 다시 국가대표가 된 팀의 맏형.

지난 29일 한국컬링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남자 컬링 국가대표가 된 강원도청의 베테랑 맏형, 박종덕 선수의 이야기다. 2011년 강원도청에 입단한 이후 지금까지 강원도청에서 뛰고 있는 박종덕 선수는 자신의 팀이 거쳐온 영광, 그리고 침체기, 재도약까지 영욕의 세월을 함께했다.

자신의 팀이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더라도 우승을 차지한 선수들에게 기꺼이 포옹을 건넸고, 팀원을 다독일 때는 맏형다운 모습을 보냈던 박종덕 선수. 그런 박종덕 선수가 국가대표가 된 이후 한 첫 마디도 "동생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는 말이었다.

"팀 떠난 동료들 잘 됐을 때... 좋으면서도 씁쓸하더라"

지난 6월 29일, 팀의 국가대표 탈환 후 만난 박종덕 선수에게 소감을 물었다. 박종덕 선수는 "함께 고생한 동생들에게 우승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면서도, "결승에서 마지막까지 맞붙었던 서울시청은 물론, 다른 팀들이 너무도 잘 했기 때문에 우승이 확정될 때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는 것이 그의 말이었다.

7년 만의 우승의 비결은 무엇일까. 박종덕 선수는 팀이 재편되면서, 특히 좋은 선수들이 들어온 덕분에 좋은 결실을 맺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도 동료 선수들에게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조언과 요구를 많이 했다는 것.

박종덕 선수는 "그래도 선수들이 불평, 불만 안 하고 같이 노력해주어서 고맙다"면서, "특히 그런 노력이 이렇게 결실을 맺어 고맙다는 이야기 역시 동생들에게 건네주고 싶다"고 고생해준 동료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다시 정상에 오르기까지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 기간 일도 많았다. 강원도청의 맏형이었던 김수혁 선수는 서울시청과 경북체육회에서 국가대표를 역임했다. 김태환 선수도 서울시청에서 국가대표로 한 시즌을 보냈다. 오랫동안 함께한 선수가 계약이 종료된 뒤 비실업팀으로 나서 세계선수권을 다녀오기도 했다.

박종덕 선수는 이적한 동료들이 좋은 성적을 보이는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이었을까. "잘 해서 응원도 많이 해줬고, '거기서 잘 하니 좋다'라는 생각도 들었다"면서도, "사실은 나름의 씁쓸한 기분도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박종덕 선수는 고백을 이어갔다. 

"사실 스킵이라는 자리에 대한 부담감이 컸습니다. 오히려 그리 하고 싶지가 않았어요. 수혁 형이 이적한 2018년 이후에 스킵을 맡았으니, 포지션에 대한 경험이 길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스킵이 민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욕심 역시 없었습니다. 오히려 큰 형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서드 포지션을 선호했어요."

실제로 박종덕 선수는 이기정·정영석 등 스킵(전략과 작전을 만드는 등 주장 역할을 하는 포지션-기자 주)을 경험했던 다른 선수들이 이적해 올 때마다 스킵 포지션을 넘겨주곤 했다. 그런 스킵 포지션의 양보에는 박종덕 선수 개인의 부담감도, '스킵이 더욱 어울리는 선수가 맞지 않겠냐'는 생각이 있었던 셈이었다.

"남자 컬링도 여자 못잖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 이번에 알리겠다"
 
 2023 한국선수권에서 우승한 강원도청 남자 컬링팀. 오른쪽부터 박종덕·성지훈 선수, 이예준 코치, 오승훈·정영석 선수.
ⓒ 박장식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박종덕 선수가 다시 스킵에 섰다. 박종덕 선수가 팀의 '믿을맨'임을 보여준 모습이었다. 서드 포지션에서는 정영석 선수가 좋은 샷을 만들며 박종덕 선수의 스킵 샷에서의 부담감 역시 지워나갔다. 박종덕 선수는 선수들과 함께 좋은 팀워크를 꾸려나간 덕분에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고 대회를 돌아봤다.

이제 박종덕 선수는 앞으로의 국가대표 기간을 바라본다. 박종덕 선수는 가장 기대되는 대회에 대해 투어 대회를 짚었다. "솔직히 투어가 가장 많이 기대된다"는 박종덕 선수는 "여러 곳에서, 여러 팀과 시합하면서 우리가 추구했던 기술적인 부분이 잘 먹히는 지 확인하고 성적도 잘 내고 싶다"고 말한다.

"우리 팀의 좋은 선수들과 이야기도 많이 하고, 운동도, 경기도 열심히 하면서 월드 랭킹도 올리고 싶습니다. 특히 세계 랭킹도 세계선수권과 올림픽까지 잘 준비해서 높이 올리고 싶은데, 남자 컬링 팀도 여자 팀 못지 않게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리고 싶습니다. 국가대표 기간 동안 많이 경험하고, 배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끝으로 박종덕 선수는 소속팀인 강원도청에 고마움을 표했다. 박종덕 선수는 "훈련 적인 부분에서 많이 도와주신 데다, 성적이 잘 안 나왔을 때도 격려하고 응원해주신 덕분에 이번 결과가 잘 나왔다"며, "훈련비도 보내주시고, 해외 투어도 지원해주셔서 좋은 환경에서 훈련한 덕분이다"라고 전했다.

국가대표가 된 강원도청 남자 컬링팀(박종덕·정영석·오승훈·성지훈)은 오는 11월 캐나다 캘로나에서 열리는 범대륙 컬링 세계선수권을 통해 국제무대 데뷔전을 갖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