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폐지' 내건 국민의힘…"공영방송 대수술" 메스 든다
여권이 KBS 2TV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추진 중인 KBS 수신료 분리징수 방안보다 한발 더 나아간 압박책이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단순히 KBS를 길들이려고 하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 공영방송의 틀을 다시 만드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與, KBS 2TV '삼진아웃' 경고
박성중·김영식·윤두현·허은아·홍석준 의원 등 과기정통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KBS가 이미 2차례 연속 재허가 심사 점수가 미달했다는 것을 새까맣게 잊고 있는 듯하다”며 “일반 방송사와 같이 공정한 방식으로 재허가 점수미달 시엔 즉각 심판하는 것이 정도를 걷는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연말에 예정된 재허가 심사에서 또 한 번 점수가 미달한다면 앞선 ‘조건부’ 재허가와 같은 예외적 상황을 허용하지 않고 ‘삼진아웃’ 시키겠다는 의미다. 앞서 KBS 2TV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ㆍ2020년 방통위 재허가 심사에서 ‘점수 미달’로 조건부 재허가를 받았다.
“MBC도 포함…공영방송 대개혁”
다만 여권 고위관계자는 “지금은 KBS를 겁주거나 길들이기 하자는 차원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명확한 기준으로 재승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공영방송이라도 폐지해야 하지 않나”라며 “KBS를 넘어 MBC까지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제대로 된 공영방송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정부와 여당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김의철 KBS 사장의 퇴진이나 수신료 분리징수가 아닌, 공영방송 전반에 대한 시스템 개혁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KBS 2TV가 실제로 폐지될지는 미지수다. 현실적으로 KBS 2TV 채널을 폐지하거나, 민간에 매각할 경우 미디어 산업 전반에 미칠 파장을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권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적지 않다. 과기정통위 관계자는 “오늘 회견에선 원칙대로 할 것이란 여당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향후 진행 과정에서 큰 틀의 개혁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野4당 “尹 정권 언론장악 저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KBS 아나운서 출신의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언론 탄압의 심각성이 도를 넘었다”며 “윤석열 정부가 싸울 대상은 전 국민이 될 것”이라고 했고, 전남일보 기자 출신의 같은 당 민형배 의원은 “이 상황이 정권의 파멸을 자초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와 별개로 민주당내 친문계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BSㆍEBS 수신료 분리 고지를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 중단 및 전문가ㆍ시민 참여 TV 수신료 공론화 위원회 설치 등을 촉구했다.
김기정·김준영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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