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에만 최소 4년…‘K-분리막’도 급성장 “2030년 100억 달러”

임주리 2023. 7. 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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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3사의 분리막 수요가 크게 늘며 2030년께는 100억 달러(약 13조1000억원) 규모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터리와 함께 그 주요 부품인 분리막 역시 대거 필요해지고 있어서다.

LG에너지솔루션 공장 전경. 사진 충북도


3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분리막 수요(금액 기준)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7% 성장해 104억 달러(약 13조6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에 분리막을 공급하고 있는 국내 제조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와 더블유씨피 역시 몸집을 불릴 것으로 관측된다. 분리막은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이 닿지 않도록 해 폭발을 방지하는 핵심 부품인데, 안전과 직결돼 있어 기술 장벽이 높다. 분리막 공급 업체를 변경하려면 완성차 업체의 승인을 받기까지 최소 4년가량 걸려 시장을 선점한 업체의 성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분리막의 주요 원료인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이 석유화학 분야에서 널리 쓰이는 범용 수지인 덕에 원료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관련 제조업체들의 성장을 견인하는 동력이다.

중국 창저우에 있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분리막 생산 공장 전경. 사진 SK아이이테크놀로지


현재 SK온은 SK 계열사인 SKIET에서, 삼성SDI는 더블유씨피에서 주로 분리막을 공급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일본 도레이와 긴밀한 관계지만 소형 배터리에 대해선 더블유씨피에서 분리막을 수급 중이다.

해외 배터리 업체에서 추가 수주를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SKIET는 폴란드에, 더블유씨피는 헝가리에 각각 분리막 생산라인을 가동·구축 중이며 올해 안으로 북미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대규모 자금 조달 나선 배터리 3사


한편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부쩍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데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데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까지 맞물려 배터리 공장 역시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어서다.
김철중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사장이 지난 3월 중국 창저우시에 위치한 생산공장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생산 시설을 둘러 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첫 회사채를 발행해 흥행에 성공했다. 수요 예측에 4조7200억 이 몰려 당초 신고 금액인 5000억원의 두 배 규모인 1조원으로 발행 금액이 최종 확정됐다.

SK온도 최근 잇달아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의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싱가포르계 신규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4억 달러(약 5200억원)를 끌어들인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MBK 컨소시엄 및 사우디아라비아 SNB캐피털을 통해 1조2400억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글로벌 채권 시장, 유럽 공적 수출신용기관(ECA), 미국 에너지부 등 각종 기관을 통한 정책지원 자금 등을 통해 재원을 확보 중이다.

업체들은 이렇게 끌어들인 자금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연구개발(R&D) 능력을 키우는 데 투입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1조원 중 1000억원은 양극재 등 원재료를 구매하는 데 쓰고, 나머지 9000억원은 스텔란티스·현대차그룹·혼다 등과 만든 북미 합작법인에 대한 투자 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R&D 투자 역시 매년 늘리는 추세다. SK온 역시 미국·유럽·중국 등에 있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생산 능력 확대에 공격적으로 자금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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