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금덕은 자랑스러운 어른...금붙이라도 팔아 보태 달라"
[김형호 기자]
▲ 안성례 초대 오월어머니집 관장이 3일 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에 내놓은 금배지. |
ⓒ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
광주광역시의회 1~3대 의원을 지낸 안성례(84) 오월어머니의집 설립자 겸 초대 관장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가 전개하고 있는 '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 운동'에 금배지(2돈)를 기부했다.
안 전 관장은 3일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245에서 열린 '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 광주·전남 시도민 동참 제안 기자회견'에 참석해 "유명한 육당 최남선과 이광수도 일제 36년을 못 견디고 다 변절했다"고 밝히며 집에 보관 중이던 금붙이를 내놨다.
그는 "수많은 지식인들에 비하면 70년 넘게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는 양금덕 할머니와 이춘식 할아버지야 말로 대한민국의 넋을 지닌 자랑스러운 어른들이다"라고 말했다.
안 전 관장은 "굶어 죽어도 일본의 사죄 없이는 윤석열 정부가 주는 그런 돈 안 받겠다고 하는 양금덕 어머니의 의지를 우리 국민들이 지켜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분들이 용기 있게 싸울 수 있도록 어떻게든 모금 운동이 널리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전 관장은 "양금덕 할머니는 개인 양금덕이 아니라 일본과 국가의 자존심을 팔아 해치려는 윤석열(대통령)과 싸울 수 있는 유일한 무기가 양금덕이다"며 "윤석열(대통령) 보다는 대한민국 백성이 위대하다는 것을 또다시 세계 시민들한테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시민 모금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을 비롯한 전국 600여개 단체로 구성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지난 6월 29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을 거부하고 있는 양금덕(95·광주광역시) 할머니와 이춘식(103·〃) 할아버지 등 4명의 투쟁을 응원하기 위해 '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 운동에 나섰다.
이날 일제강제동원 시민모임은 광주·전남지역 81개 시민사회단체와 시·도민 동참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달 말 시민모금 운동 돌입 이후 속속 기부금이 모이고 있다.
▲ 이상호 작가의 ‘일제를 빛낸 사람들’ |
ⓒ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
2021 광주 국제비엔날레의 화제작 '일제를 빛낸 사람들'을 그린 이상호 화가는 앞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싸움을 응원하는 시민모금 운동을 펼치는 데 작은 도움이 된다면 '일제를 빛낸 사람들'의 작품 사용권까지도 기부한다"는 뜻을 밝혔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평생을 고통받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판결금'을 마다하면서까지 윤석열 정권에 맞서 역사정의를 위해 싸우고 있는 용기에 많은 감화를 받았다"며 최근 2000만 원을 기부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참여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광복절을 닷새 앞둔 오는 8월 10일까지, 10억 원을 모금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미리 신고한 모집 계획 및 사용 계획에 따르면,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모집 목표액 10억 원을 달성하면 이 가운데 8억 1000만 원을 피해자 지원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강제동원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문화행사와 대외 협력 사업에 향후 2년에 걸쳐 1억 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남은 9000만 원은 모금 행사, 자원봉사 운영, 홍보비 등 모집 비용에 사용한다고 신고했다.
모금 활동 개시에 앞서 박석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대표는 광주를 찾아 양금덕 할머니와 이춘식 할아버지를 잇따라 면담, 정부가 제시한 '판결금' 수령 의사가 없다는 의사를 재차 확인한 바 있다.
기부금은 고령의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 강제동원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문화행사와 대외 협력 사업 등에 쓰인다. '기부금품법'에 따라 기부금 영수증 발급이 가능하다.
▲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광주·전남지역 81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3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전일빌딩245 NGO지원센터에서 강제동원 피해자의 용기있는 투쟁과 함께하는 ‘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
ⓒ 안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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