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개 판매된 '바비' 마법 통할까… 바비 인형 된 마고 로비 첫 내한
나원정 2023. 7. 3. 16:35
3일 영화 '바비' 내한 간담회
제작자 겸 배우, 감독 최초 내한
동명 美인형 소재 판타지 모험
"바비 팬도, 좋아하지 않는 관객도
생각거리 주는 영화"
제작자 겸 배우, 감독 최초 내한
동명 美인형 소재 판타지 모험
"바비 팬도, 좋아하지 않는 관객도
생각거리 주는 영화"
“바비 역에 부담감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꼈죠. 바비 인형의 팬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대화 나눌 기회가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할리우드 배우 마고 로비(33)가 바비 인형으로 출연한 영화 ‘바비’(19일 개봉)로 한국을 찾았다. 그가 제작‧주연을 겸한 영화다. 첫 내한한 그는 3일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그레타 거윅(40) 감독, 배우 아메리카 페레라(39)와 함께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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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퀸' 마고 로비, 女서사 제작 '큰손'
DC 히어로 시리즈의 악당 ‘할리퀸’ 캐릭터로 유명해진 로비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 실화 영화 ‘아이, 토냐’(2017), 싱글맘 소재의 넷플릭스 드라마 ‘조용한 희망’(2021) 등 여성 주인공 작품의 프로듀서‧제작자로도 활약해왔다.
미국 완구회사 마텔사가 1959년 탄생시킨 바비는 전세계에서 10억개 넘게 판매된 현대 패션‧문화의 아이콘이다. 9등신 금발 백인여성의 초기 모델은 서구 미인의 대명사로 통했다.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과 함께 최근엔 다양한 인종‧체형‧직업 등을 반영하도록 변화해왔다.
미국 완구회사 마텔사가 1959년 탄생시킨 바비는 전세계에서 10억개 넘게 판매된 현대 패션‧문화의 아이콘이다. 9등신 금발 백인여성의 초기 모델은 서구 미인의 대명사로 통했다.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과 함께 최근엔 다양한 인종‧체형‧직업 등을 반영하도록 변화해왔다.
로비가 맡은 주인공은 64년 전 처음 만들어진 정형화된 바비다. 영화 ‘작은 아씨들’(2020)로 아카데미상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거윅 감독이 연인 노아 바움백 감독과 함께 이런 바비의 역사를 각본에 녹여냈다. 오랜 친구이기도 한 거윅 감독을 직접 섭외해 5년간 영화를 준비해왔다는 로비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이 이미 정형화된 ‘박스(BOX) 속 바비’가 현실로 나아가 인간 여성 글로리아(아메리카 페레라)와 연결되는 이야기다. 워킹맘인 글로리아는 일과 가정 모두 완벽하려고 하는 캐릭터”라며 “인형은 실제 여성을 반영한 것인데 오히려 우리가 인형에게 배우기도 한다. 각본이 유머러스하면서도 사회적 함의가 잘 짜여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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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서 놀던 유년기, 바비 통해 어른들 이해"
원하는 건 뭐든 가능한 ‘바비랜드’에 살던 바비는 어느 날 갑자기 현실세계 감각에 눈뜨게 되면서 예기치 못한 변화를 겪는다. 여성 인형은 모두 바비, 남성 인형은 바비 남자친구 제품명인 켄으로 통칭되는 세계관에서 정형화된 바비의 변화상이 재밌게 드러난다. 하이힐을 벗어도 까치발 모양이 자동 유지됐던 그의 발 뒤꿈치가 하루아침에 땅에 내려앉는 게 신호탄이다. ‘땅에 발 붙인’ 바비의 모험을 막무가내로 따라나선 남자친구 켄이 더 험난하게 만든다. ‘라라랜드’(2016), ‘드라이브’(2011)의 배우 라이언 고슬링이 불혹 넘은 나이에 한없이 철없는 근육질 인형 역할로 연기 변신했다.
재밌는 건 출연 배우들이 어릴 적 바비 인형과 그리 친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간담회 날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바비의 분홍색으로 꾸민 로비는 “사실 어렸을 땐 진흙탕에서 놀고 주머니에 도마뱀을 넣어 다니는 여자애였다”면서 “장난감은 자신을 반영하는 거울이 되기도 하는데 오히려 바비를 보며 어른들의 세계를 무의식적으로 이해했던 것 같다”고 했다.
재밌는 건 출연 배우들이 어릴 적 바비 인형과 그리 친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간담회 날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바비의 분홍색으로 꾸민 로비는 “사실 어렸을 땐 진흙탕에서 놀고 주머니에 도마뱀을 넣어 다니는 여자애였다”면서 “장난감은 자신을 반영하는 거울이 되기도 하는데 오히려 바비를 보며 어른들의 세계를 무의식적으로 이해했던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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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바비 탄생한 1950년대 뮤지컬 영화풍 가져와"
글로리아 역의 페레라는 시트콤 ‘어글리 베티’(2006~2010)로 대중에 각인된 배우다. 그는 “제가 어렸을 때 바비는 (라틴계로서) 공감할 수 있는 인형이 아니었다. 요즘처럼 바비가 여성의 다양한 면, 강인하고 주체적인 면이 강조됐다면 더 잘 갖고 놀았을 것”이라며 “바비가 아름답고 희망에 차 있고 열정적이지만 인간 여성 없이 바비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축하해야 한다는 것"이 영화의 주제라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최고 버전으로 태어났고 그 자체로 완벽하다"고 덧붙였다.
인형의 집을 마을로 확장한 ‘바비랜드’는 ‘싱잉 인 더 레인’(1952), ‘오클라호마’(1955) 등 바비가 태어난 1950년대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 세트풍으로 구현했다. 촬영장을 완벽한 인형 세계로 만들기 위해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공간도 분홍색으로 통일했다. 매주 수요일은 장비 담당 남성 스태프들까지 모든 제작진이 분홍색 옷으로 맞춰 입었다. 거윅 감독은 “바비의 역사가 64년이나 돼서 다양한 레퍼런스를 활용할 수 있었다”고 했고, 페레라는 “세트장 전체가 ‘인형 에너지’라 (사람 역할인 저는) 거대한 자기장에 저항하는 느낌이었다. ‘나는 인간’이라고 계속 자기 암시하며 연기했다”고 웃으며 돌이켰다.
이어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축하해야 한다는 것"이 영화의 주제라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최고 버전으로 태어났고 그 자체로 완벽하다"고 덧붙였다.
인형의 집을 마을로 확장한 ‘바비랜드’는 ‘싱잉 인 더 레인’(1952), ‘오클라호마’(1955) 등 바비가 태어난 1950년대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 세트풍으로 구현했다. 촬영장을 완벽한 인형 세계로 만들기 위해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공간도 분홍색으로 통일했다. 매주 수요일은 장비 담당 남성 스태프들까지 모든 제작진이 분홍색 옷으로 맞춰 입었다. 거윅 감독은 “바비의 역사가 64년이나 돼서 다양한 레퍼런스를 활용할 수 있었다”고 했고, 페레라는 “세트장 전체가 ‘인형 에너지’라 (사람 역할인 저는) 거대한 자기장에 저항하는 느낌이었다. ‘나는 인간’이라고 계속 자기 암시하며 연기했다”고 웃으며 돌이켰다.
전날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핑크 카펫’ 행사의 열기를 묻자, 페레라는 “대박”이라고 한국말로 답했다. 이날이 생일이었던 로비는 영화사로부터 무지개떡 케이크를 선물받기도 했다. “한국영화 팬이라 한국에 온 게 기쁘다”고 소감을 밝힌 거윅 감독은 “한국에 다시 와 더 오랜 기간 여행할 기회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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