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는 '호실적' 전망이지만…금융회사 '실적 잔치' 끝 보인다
주요 금융그룹이 올 2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선보일 전망이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의 배경이 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이익 호조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자 이익이 올해 들어 내림세로 방향을 바꾼 가운데 금융권에 대한 사회 공헌 및 경쟁 강화 요구는 금융회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실적 잔치가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4대(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회사 전망치 평균) 합계는 6조934억원으로 나타났다.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5조6950억원) 대비 7% 늘어날 거란 예상이다.
회사별로 KB금융그룹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2.9% 증가한 1조8061억원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6.7%·2.8% 늘어난 1조3322억원·1조237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신한금융그룹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8% 줄긴 하지만 1조7174억원의 양호한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은 멈췄지만, 시장에서 고금리 영향은 이어지며 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이 이자 이익을 많이 벌어들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금융회사 측 속내는 복잡하다. 경기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또다시 은행만 이자 장사를 통한 실적 파티를 하는 게 아니냐는 정부 및 사회 일각의 비판이 나올 수 있어서다. 이미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고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호실적이 경기 부진과 맞물려 금융권의 공공성 역할을 더욱 부각하는 명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금융권의 호실적 행진이 올 3분기 이후에도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금리 인하 종료 시점과 맞물려 이자 이익을 바탕으로 높은 실적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이런 조짐은 이미 올 1분기부터 나타났다. 국내은행이 지난 1∼3월 거둔 이자이익은 14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와 견줘 7000억원(4.4%) 줄었다.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이 전 분기보다 줄어든 건 2020년 1분기 이후 3년 만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은행의 순이자이익이 떨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정책금융상품 출시 및 경쟁 강화 방안 등도 금융회사 실적에는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른 적금 상품에 비해 높은 이자를 주는 청년도약계좌와 같은 역마진 상품 취급이 대표적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청년도약계좌, 상생금융종합패키지 및 대환대출서비스 등 금융회사에 대한 사회적 역할 강화 및 경쟁을 촉진하는 여러 정책이 금융회사 실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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