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날리는 교회학교? “90% 줄어든 부서도 있다”

장창일 2023. 7. 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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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A교회는 교회학교 모든 부서의 규모는 물론이고 교육 수준에서도 전국 최고를 자랑했다.

이종철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부소장은 "대형교회의 각 교육부서 학생이 1000명을 넘던 건 30여년 전 이야기로 학령인구·기독교인이 줄어드는 현재는 다시는 실현할 수 없는 과거의 일"이라면서 "더욱이 '수도권 거주 30~40대'가 교회를 떠나다 보니 이들의 자녀도 자연스럽게 교회와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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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A교회 고등부, 90년대 중반 1000명→지금은 100명 남짓
전문가들 “다음세대 교육, 과거 영광에서 벗어나라”
한 어린이가 기도하기 위해 손을 모으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서울의 A교회는 교회학교 모든 부서의 규모는 물론이고 교육 수준에서도 전국 최고를 자랑했다. 교육 보조자료를 자체 제작하고 교사양성을 위한 교육과정도 일찌감치 운영했을 정도로 앞서가는 교회교육을 해 모든 교회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최근 이 교회 교회학교는 부서마다 재학생이 100여명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1000명을 웃돌던 고등부는 100명 초반에 머물러 있으며 비슷한 시기 500명을 웃돌던 소년부도 90명대로 떨어졌다.

이 교회 관계자는 3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교회 주변에 주택이 많지 않다 보니 학생들이 부모를 따라 교회에 나오는 게 일반적인데 부모가 여러 이유로 교회에 나오지 않으면 아이들의 발길도 덩달아 끊기고 있다”면서 “반등하는 걸 기대하는 게 쉽질 않은 현실”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B교회 C 부목사도 “몇몇 교회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교회학교가 이렇게 눈에 띄는 감소세를 보인다”면서 “자녀를 교회학교에 보내야 하는 젊은 교인들이 줄어드는 게 교회학교 대폭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교회학교 학생 감소세는 전국 교회가 비슷한 형편이다.

경북 구미의 D교회 E 담임목사는 “우리교회의 경우 교회학교 저학년으로 갈수록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200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2달마다 유아 세례식을 열었는데 최근 들어 상반기와 하반기 등 1년에 두 차례 유아 세례식을 할 정도로 줄었다. 세례자 수도 대폭 감소했다”고 현실을 토로했다.

교회교육 전문가들은 다음세대 정책 수립의 목표를 90년대 초중반 교회학교 황금기로 돌아가는 데 맞추면 대안을 찾을 수 없다고 조언한다.

이종철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부소장은 “대형교회의 각 교육부서 학생이 1000명을 넘던 건 30여년 전 이야기로 학령인구·기독교인이 줄어드는 현재는 다시는 실현할 수 없는 과거의 일”이라면서 “더욱이 ‘수도권 거주 30~40대’가 교회를 떠나다 보니 이들의 자녀도 자연스럽게 교회와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교육 인프라 확충 등 물량투입을 전제로 하는 고전적 방법을 지양하고 학부모가 신앙교육의 주체로 서는 가정 중심 교회교육으로 전환해야 미래가 있다”면서 “이를 통해 신앙교육의 목적을 달성할 길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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