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국 음악도, 한국에 모인 이유? "K-클래식 시스템 배우고파"

2023 KNSO국제아카데미 본격 시동

“한국 음악가들은 전 세계에서 이미 특별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함께 연주할 시간이 기다려진다. 한국 클래식 시장도 네덜란드보다 젊은 청중이 많아 힙해 보인다. 공연 현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 독일 한스 아이슬러 음악대학생 신 시한(29)

2023 KNSO국제아카데미 멘토링_루체른 심포니. [사진제공 =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전 세계 만 34세 이하 음악 인재를 육성하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2023 KNSO국제아카데미’가 본격 출범했다. 열아홉 나라에서 온 젊은 음악가 쉰두 명은 독일 한스 아이슬러 음대, 미국 줄리아드 음대,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 등 출신이다. 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새로운 음악적 경험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2023 KNSO국제아카데미는 3일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19일 수료식까지 열이레 진행된다. 올해 3회를 맞은 행사는 1기에 아시아 다섯 나라 스물한 명, 2기에 열여덟 나라 마흔두 명이 참가했다.

올해는 참가자 중 34.6%가 유럽·미국·일본 등 전통적 클래식 음악 강국의 젊은 음악가들이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측은 “한국 클래식에 대한 관심이 한국의 음악 교육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7일 서울 중구 덕수궁 석조전에서 실내악, 1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관현악을 연주한다. 이 밖에도 다양한 렉처, 워크숍 등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관현악 무대인 ‘컬러풀(Colorful)’에서는 영국에서 후학 양성에 앞장서 온 지휘자 폴 다니엘이 오는 9월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에 부임하는 피아니스트 손민수와 함께 베토벤과 브람스 음악을 탐구한다. 실내악 공연에는 독일 뒤셀도르프 오케스트라 수석을 역임한 첼리스트 김두민이 멘토로 참여한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단원들도 1:1 멘토링에 나선다.

취리히 예술대학의 음악 생리학 교수인 미샤 그로일은 성공적인 자기관리를 위한 신체 및 정신 관리 방법을 전수한다.

국내외 음악도의 교류를 통한 예술적 견해 확장 행사도 마련됐다. 젊은 작곡가 정현식의 ‘무의식’ 세계 초연과 덕수궁 공연 등 한국 문화를 매개로 개개인의 창조적 영감을 증폭시켜 새로운 음악적 표현을 찾는 내용이다. 덕수궁 공연에는 발달 장애인과 가족을 초청해 음악의 사회적 가치도 나눈다. 이밖에 국립중앙박물관 전시물과 국립국악원 공연 관람, 비빔밥 만들기, 전통술 빚기 체험 등으로 한국의 정서를 깊이 있게 체화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2023 KNSO국제아카데미 렉처_신체및정신트레이닝. [사진제공 =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내심 국내에서의 결실을 기대한다. 이미 1기 참가자 중 한성은은 충남교향악단 플루트 수석, 김민주는 청주시립교향악단 차석, 김태진은 수원시립교향악단 튜바 단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한다.

최정숙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대표이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달라지는 한국 음악의 위상을 체감해 올해 아카데미에서 세계적인 악단인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1:1 마스터 클래스 등 프로그램 다각화를 모색했다"며 "우리 고유의 인재 육성 체계를 확립해 전 세계 관현악단에 KNSO국제아카데미 출신들이 자리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