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없는 코로나 영업제한 위헌 아니다"…헌재, 전원일치 기각
코로나19 때 소상공인 등에 대한 손실보상 없이 사람들의 집합을 제한한 감염병예방법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첫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식당을 운영하는 청구인 3명이 지난 2020년 “감염병예방법 70조 1항은 위헌”이라며 제기한 위헌확인청구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고 3일 밝혔다.
전북 전주·군산·익산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청구인들은 2020년 11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오후 9시부터 이튿날 오전 5시까지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을 문제 삼았다. 정부의 집합제한조치로 재산권을 제한받았는데, 감염병예방법에 아무런 보상규정이 없는 것은 재산권과 평등권 침해라는 주장이다.
"영업 못해서 발생한 손실은 재산권 아니다"
하지만 헌재는 ‘영업을 하지 못해서 발생한 손실’은 재산권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산권은 ‘처분이 가능한 구체적 권리’를 말하고,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나 ‘기업활동의 여건’ 등은 재산권으로 볼 수 없다는 과거 헌재 결정을 인용했다. 집합제한조치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하더라도, 영업시설이나 장비 등에 대한 사용이나 수익, 처분 권한을 제한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재산권 제한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감염병예방법 70조 1항에는 격리시설 운영에 따른 손실을 입은 경우 등에 대한 보상규정이 있지만, 집합제한조치의 근거가 되는 49조 1항 2호는 보상 규정이 없다. 청구인들은 이 부분에 대해 평등권 침해를 주장했지만 헌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집합제한 자체가 재산 손실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고, 코로나 감염자 방문 시설을 폐쇄한 것과 달리, 예방적 집합제한으로 생긴 영업 손실을 보상하지 않았다고 해서 평등권 침해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헌재는 정부가 소상공인 보호·지원에 관한 법률(소상공인법) 개정 등으로 손실보상 규정을 신설하고,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각종 자금 지원 정책을 집행해 집합제한으로 인한 부담을 완화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집합제한조치는 공동체 전체를 위한 것으로 사회 구성원 모두가 부담을 나누어 질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 기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음식점 방문을 자제한 점도 매출 감소에 영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청구인들이 식당을 운영하던 지역은 비수도권 지역으로, 영업제한 기간이 짧았고 영업제한 시간 외에도 포장‧배달 영업은 가능했다는 점도 짚었다.
방역정책과 영업손실 사이, 첫 판단
이번 헌재 결정은 코로나19 기간 정부의 영업제한조치로 손실을 본 자영업자들의 잇단 구제신청에 대한 첫 판단이다. 2021년 자영업자들이 서울시 고시에 대해 두 차례 헌법소원을 냈지만 한 건은 올해 5월 각하됐고, 나머지 한 건은 헌재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또 소상공인 163명이 지난해 8월 “2021년 7월 7일 이전 손실분에 대한 보상 규정이 없는 건 평등권 침해”라며 소상공인법에 대해 제기한 위헌법률심판 제청도 인용돼 헌재에서 심리 중이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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