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보기관에 프리고진 암살 지시”...사업 몰수도 착수
블라디미르 푸틴(70)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예브게니 프리고진(62)에 대한 암살을 명령했다는 우크라이나 측의 주장이 나왔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내 무장반란을 일으킨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이다.
2일 CNN·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국방정보국의 키릴로 부다노우 국장은 한 온라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FSB가 프리고진을 암살하라는 지시를 받고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부다노우 국장은 "FSB의 암살 기도가 모두 신속하게 이뤄지는 건 아니며 적절한 접근 방법을 갖추고 대규모 작전을 감행하는 단계에 도달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FSB가 프리고진 제거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이런 주장의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정보 분석가 체프 파인투치는 뉴스위크에 "푸틴 대통령은 극단적인 민족주의자들의 반발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시점까지 기다렸다가 프리고진 제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의 사업체 몰수에 착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그간 프리고진은 푸틴 대통령의 권력을 등에 업고 다양한 사업을 벌여왔다.
보도에 따르면 FSB 요원들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바그너그룹 본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또 FSB는 프리고진의 사업체 중 핵심으로 꼽히던 패트리엇 미디어 그룹의 컴퓨터와 서버를 압수했다. 이 회사는 크렘린궁의 입장을 소셜미디어에 퍼뜨리고 댓글 부대를 동원해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WSJ은 패트리엇 미디어 그룹의 새로운 소유주가 내셔널 미디어 그룹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내셔널 미디어 그룹은 푸틴의 연인으로 알려진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 알리나 카바예바(40)가 이끌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카바예바와 푸틴 대통령 사이엔 최소 세 명의 자녀가 있다.
서방 전문가들은 프리고진이 관리해 온 사업체를 100개 이상으로 추정한다. 때문에 WSJ은 "정부가 거대 기업 제국을 삼키려는 드문 시도"라고 짚었다.
앞서 크렘린궁은 반란 이후 바그너그룹의 소셜미디어 채널을 차단했다. 또 프리고진의 사업체인 콩코드 자회사 여러 곳을 급습해 총기, 위조 여권, 현금과 금괴 등 4800만 달러(약 630억원) 상당을 찾아냈다.
러시아 당국이 바그너그룹의 해체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양새다. WSJ는 크렘린궁의 지원을 받는 새로운 군사 계약업체들이 바그너의 용병과 해커들에 대한 포섭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날 바그너그룹은 텔레그램을 통해 한 달간 용병 모집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 이래 동부전선에서만 바그너그룹 대원 2만100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한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오는 9~13일 유럽을 순방한다고 백악관이 이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가 반격을 시작한 상황에서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까지 발생해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복잡해진 가운데 열려 주목받고 있다.
A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순방 목적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나토 지원 독려"라고 전했다.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엔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4개국 지도자 전원이 참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엔 영국에서 찰스 3세 국왕, 리시 수낵 총리 등과 만날 예정이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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