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환경개선 강요한 ‘한솥도시락’…공정위, 동의의결 개시

한솥, 분담금 지급 완료…가맹 분야 첫 사례
최종안 소회의 상정…상생기금 방안도 제출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도시락 판매기업인 ‘한솥’이 가맹사업법을 위반한 혐의로 가맹분야 최초 동의의결 절차를 밟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가맹분야 최초로 주식회사 ‘한솥’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신청한 동의의결에 대해 해당 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 소비자 또는 거래상대방 피해구제 등 타당한 시정방안을 제안하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공정위에 따르면 신청인 한솥은 도시락 판매와 관련한 가맹사업을 영위하는 가맹본부다. 영업표지 ‘한솥’을 보유 중이며, 올해 현재 780개의 가맹점사업자가 신청인과 가맹거래계약을 체결해 사업하고 있다.

한솥은 가맹점사업자에게 점포환경개선을 하도록 권유·요구하면서 가맹사업법에서 정한 비용 분담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가맹본부는 정당한 사유없이 점포환경개선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가맹본부는 가맹점사업자의 자발적 의사나 귀책 사유에 의하지 않는 한 점포환경개선에 소요되는 비용의 40% 이내 범위에서 부담해야 한다.

이에 공정위 심사관은 혐의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의견이 담긴 심사보고서를 신청인에게 송부했다. 신청인은 미지급 점포환경개선공사 분담금 지급을 완료하고 공정위에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공정위는 지난 4, 6월 두 차례 소회의를 개최해 신청인에 대한 동의의결 절차의 개시 여부를 심의했다.

심사관이 작성한 심사보고서에 적시된 사건의 성격, 가맹점사업자의 피해 상황 등과 신청인이 제시한 시정방안(초안)을 함께 고려했다.

신청 내용에 따르면 한솥은 법 위반 혐의 관련 법정 부담금 약 2억9000만원, 가맹점주를 위한 간판 청소비, 무인주문기 바코드리더기 설치비, QSC 개선을 위한 물품 지원비 등 약 5억2000만원 등으로 하는 시정방안을 제시했다.

신청인이 제시한 시정방안 및 가맹점사업자와의 상생 노력 약속이 앞으로 사업을 지속할 가맹점사업자들에게 보다 유리하고 가맹거래질서 회복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판단해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

향후 공정위 심사관은 신청인이 보완해 제시하는 시정방안에 대해 이해관계인 의견수렴 및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소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소회의에서 이를 심의한 후 동의의결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7월 가맹사업법에 처음 도입된 동의의결 제도가 적용되는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가맹점사업자에 대한 신속하고 실효적인 구제방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