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2년 연속 10홈런…아시아 내야수 최초 20-20 노린다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8)이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아시아 출신 내야수 최초의 20홈런-20도루 클럽을 향해 순항 중이다.
김하성은 3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터트렸다. 한국인 타자가 MLB에서 2년 연속 10홈런을 넘긴 건 최희섭(은퇴), 추신수(SSG 랜더스), 강정호(은퇴), 최지만(피츠버그 파이리츠)에 이어 5번째다.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은 팀이 0-2로 끌려가던 8회 초 2사 후 마지막 타석에서 상대 왼손 선발 앤드류 애벗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올 시즌 10번째 홈런으로 호투하던 애벗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김하성의 홈런 그래프는 올해 급격히 상승했다. 그는 빅리그 진출 첫 시즌인 2021년 117경기에 출전해 홈런 8개를 쳤다. 지난 시즌엔 150경기에 나서 11개의 아치를 그렸다. 반면 올 시즌은 80경기 만에 홈런 10개를 채웠다. 아직 전반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지난 시즌의 홈런 수를 넘어설 기세다.
잠시 숨을 고른 적도 있다. 지난 5월 25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시즌 5호 포를 쏘아 올린 뒤 24경기 연속 홈런을 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을 시작으로 최근 10경기에서 홈런 5개를 몰아치며 물오른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이대로라면 빅리그 진출 후 첫 20홈런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김하성은 올 시즌 도루도 13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12개)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다. 아직 시즌이 78경기나 남은 상황이라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 기록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MLB에서 뛴 아시아 출신 타자 중 20-20 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외야수인 추신수(2009~2010·2013년)와 투수 겸 지명타자인 오타니 쇼헤이(일본·LA 에인절스·2021년)뿐이다. 수비 부담이 큰 내야수 중에선 아무도 없었다. 김하성이 올해 달성하면 의미 있는 첫 발자취가 된다. 김하성은 KBO리그 마지막 시즌이던 2020년 홈런 30개와 도루 23개를 기록해 20-20 클럽을 경험한 바 있다.
김하성은 이날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을 올려 시즌 타율 0.258을 기록하게 됐다. 1회 좌익수 플라이, 3회 유격수 땅볼, 6회 볼넷을 각각 기록했다. 2회와 8회에는 좋은 수비로 박수를 받기도 했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에 이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연속 타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8회 말 타일러 스티븐슨에게 결승 2점 홈런을 맞아 끝내 3-4로 졌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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