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깨는’·’상쾌한’ 숙취해소제? "2025년부터 인체시험 필수"

이명환 2023. 7. 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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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부터 숙취해소제를 판매하려는 제조사들은 숙취해소 기능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입증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관련 고시에 따라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숙취해소 기능성을 입증해야만 관련 내용을 제품에 표기·광고할 수 있다.

숙취해소제. [사진제공=연합뉴스]

3일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가 발간한 숙취해소 표시광고 실증을 위한 인체적용시험 가이드라인은 숙취해소와 관련된 기능성을 입증하는 데 필요한 인체적용시험의 세부 내용과 함께 주의사항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숙취의 정의와 숙취해소 능력 측정을 위한 바이오마커 선정, 인체적용시험의 원칙 등을 다룬다.

식약처가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건 2025년부터 숙취해소제 제품의 숙취해소 기능성을 표기하기 위해서는 인체적용시험을 통한 과학적인 입증 자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식약처의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로 보지 아니하는 식품 등의 기능성 표시 또는 광고에 관한 규정’ 고시에 따라 2025년 1월1일부터는 인체적용시험을 거쳐야만 숙취해소 관련 내용을 제품에 표기하거나 광고할 수 있다. 2024년 12월31일까지는 기존의 숙취해소 기능성 표기와 관련 광고를 집행할 수 있지만, 이후에는 인체적용시험이 사실상 필수가 되는 셈이다.

현재 시판 중인 대부분의 숙취해소제 광고는 인체적용시험 결과를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지 않다. 단순히 숙취해소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거나, 함유한 성분의 숙취해소 효능을 논문 연구 문헌을 통해 강조하는 정도다.

기업들은 2025년부터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숙취해소제의 복용에 따른 숙취해소 능력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식약처가 가이드라인을 통해 밝힌 숙취해소 능력 평가 지표는 혈중알코올농도와 혈중아세트알데히드농도, 숙취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설문지가 있다. 이외에도 인체적용시험 설계 시 유의사항과 시험군 선정, 시험 및 관찰 방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명기했다. 다만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그대로 따르지 않더라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실증 자료를 통해 숙취해소 능력을 입증할 수 있다.

HK이노엔 '컨디션'의 자체 인체적용시험 결과. [이미지출처=HK이노엔 홈페이지 캡처]

일부 기업들은 이미 자체적인 인체적용시험을 실시했다. 숙취해소제 ‘컨디션’ 제품군을 생산하는 HK이노엔이 대표적이다. HK이노엔이 2020년 8월 서울과학기술대 및 분당차병원과 함께 실시한 인체적용시험 연구에서 드링크제인 '컨디션 헛개'를 음용한 경우, 비음용자 대비 음용 이후 모든 시간대에서 혈중알코올농도가 낮게 나타났다. 특히 알코올 섭취 후 초반인 20분 및 40분에 혈중알코올농도가 유의적인 감소를 보였다. 혈중아세트알데히드농도 역시 유의적으로 개선됐다.

하지만 대부분 업체들은 내부적인 효과 입증 및 연구를 위해서였거나 고객에게 숙취해소 효능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 목적으로 인체적용시험을 실시했다고 설명한다. 인체적용시험의 임상 설계와 숙취해소 기능성에 대한 기준 역시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마련했던 만큼, 식약처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새 인체적용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체적용시험을 이미 실시한 HK이노엔 역시 마케팅 목적으로 해당 시험을 진행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숙취해소 기능성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 목적으로 컨디션의 원료 물질 대상 자체 기준을 마련해 인체적용시험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숙취해소제 ‘레디큐’를 판매하는 한독 관계자도 "자체적으로 숙취해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인체적용시험을 실시했다"고 했고, ‘상쾌환’을 생산하는 삼양 측도 "제품 출시 및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숙취해소 효과를 입증하는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대부분 업체들이 식약처의 고시 내용과 가이드라인에 맞춰 인체적용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2025년 이후에도 숙취해소제 제품의 유통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식약처의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인체적용시험을 위한 임상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고, 삼양 관계자도 "식약처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독 관계자도 "얼마 전 나온 식약처의 가이드라인을 확인했고,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가이드라인에 맞춘 인체적용시험을 준비할 것"이라면서 "2024년까지 기준에 맞춘 인체적용시험 완료가 목표"라고 밝혔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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