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냉전시대 '대통령 직속 경제안보기구' 만들어야"

심나영 2023. 7. 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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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말 완성된 세계 경제 통합은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금이 갔다.

저자인 김경수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전 한국경제학회장)는 "우리는 대통령제 특성에 맞게 미국과 유사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대통령실에 경제안보기구를 설치하고 경제안보 기능을 총괄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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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경제정책연구원 보고서
'팬데믹과 전쟁 이후 국제경제질서 변화와 우리의 대응'
미국은 국가경제위원회, 일본은 경제안보상 있어

20세기 말 완성된 세계 경제 통합은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금이 갔다. 역사적 사건을 겪으며 미국과 중국은 통화정책과 원유 조달에서 각자의 길을 갔다. 이후 인플레이션 갭에 빠진 미국과 디플레이션 갭에 처한 중국. 어느 때보다 서로가 필요한 때이지만 극단으로 치닫는 양국 간 갈등은 신(新)냉전 시대에 진입했다는 걸 보여준다.

"중국 배제를 요구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대중 기술수출 통제만으로도 한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새로운 시장 확보는 한국의 시급한 과제다. 원산지 규정에서 자유로워져 새로운 가치사슬을 만들고 수입선을 다변화 할 수 있는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참여해 경제안보를 강화해야 한다."

3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발표한 '팬데믹과 전쟁 이후 국제경제 질서 변화와 우리의 대응' 보고서(김경수·김홍기·송치영)는 신냉전 시대에서 한국 경제가 살아남으려면 경제안보 역량을 키워야 하고, 무엇보다 이를 전담할 경제안보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안보란 국가 경제 이익을 위협하거나 방해할 수 있는 사건이 터졌을 때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고 유리한 방향으로 경제 여건을 조성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일본은 2021년 '경제안보상'을 만들었다. 산하에 경제안보연구기관을 설치하고, 국가안전보장국을 소관부처로 삼을 예정이다. 일본의 모든 행정부처를 대상으로 경제안보 업무를 총괄·지시하는 직책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우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가 국가 경제 사령탑 역할을 하고 있다.

저자인 김경수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전 한국경제학회장)는 "우리는 대통령제 특성에 맞게 미국과 유사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대통령실에 경제안보기구를 설치하고 경제안보 기능을 총괄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제안했다.

예를 들면 이 기구에서 외환 시스템 선진화를 추진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보다 외환 시스템이 낙후돼 미국의 통화정책에 따라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을 리스크가 크다. 이런 대외충격을 흡수할 방책이 보유 외환이라 그만큼 외환 정책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경제안보기구가 설립된다면 2013년 미국 연준이 5개 중앙은행을 상대로 만든 유동성 스와프라인에 참여하거나, 최소한 외환 시스템 선진화 지원을 받을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제안보기구를 만들어 국제경제 환경 변화를 우리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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