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 역대실적 나스닥, 발 빼는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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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애플 등 대형 기술주 상승세에 힘입어 나스닥 100 지수가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렸지만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성장주 랠리가 끝났다고 보고 발을 빼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수 상승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 등를 비롯한 일부 대형 기술주 랠리에 국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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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림불안에 지수 하락에 베팅
엔비디아·애플 등 대형 기술주 상승세에 힘입어 나스닥 100 지수가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렸지만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성장주 랠리가 끝났다고 보고 발을 빼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성장주를 추종하는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뭉칫돈이 빠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성장주를 추종하는 뮤추얼펀드와 ETF에서 440억달러(약 58조원)가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에만 200억달러의 순유출이 일어났다.
순유출을 주도한 것은 AI 관련 기술주들의 거품 몸값 논란과 긴축 재개 가능성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AI 관련주들의 몸값이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솟았다는 불안감과 예상만큼 떨어지지 않는 인플레이션,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재개 예상이 성장주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는 올 상반기에만 주가가 무려 190% 급등했고, 같은 기간 미 증시 대장주인 애플 주가는 50% 오르면서 마감 가격 기준 처음으로 시가총액 3조달러를 돌파했다.
증시 랠리가 몇몇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쏠림현상'으로 나타났다는 것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나스닥 100 지수는 올 상반기 37% 급등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수 상승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 등를 비롯한 일부 대형 기술주 랠리에 국한됐다.
스트라테가스 시큐리티즈의 ETF 기술 전략 담당 이사인 토드 손은 "쏠림현상으로 투자 위험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성장주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투자자들은 올 상반기 현금성 자산과 채권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는 "올 들어 글로벌 투자자들은 주식 투자 위험 회피를 위해 현금성 자산과 투자 등급 이상의 채권 투자에 각각 7520억달러, 1130억달러를 쏟아부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성장주 랠리 지속에 대한 기대감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는 "시장은 오는 7월 중순께 나오는 실적이 하반기 기술주 향방을 결정할 '와일드카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7월 중순 어닝시즌 시작과 함께 쏟아지는 빅테크들의 실적이 향후 증시 분위기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25일 알파벳과 MS를 시작으로 26일 메타·퀄컴, 27일 애플·아마존·인텔 등 빅테크들이 일제히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 위기와 수요 급감 속에서도 1분기 애플과 아마존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깜짝 실적을 올렸고, 메타는 3개 분기 연속 매출 감소 흐름을 깨는 호실적을 내면서 빅테크들의 실적 회복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미 투자자문사인 에번스 메이 웰스의 매니지먼트 파트너인 브룩 메이는 "올해 주가가 많이 오른 빅테크주들이 고평가 논란을 잠재울 만큼의 호실적을 이어가느냐에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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