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반국가세력' 발언에…이재명 "과거 잊은 심각한 자기 부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전임 문재인 정부를 ‘반국가 세력’으로 지칭한 것과 관련해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자신의 과거를 잊은 심각한 자기 부정”이라고 비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빗대며 윤 대통령이 그의 행동을 모방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민생 경제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할 정부 여당이 망언 경쟁에 나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을 향해서 ‘불치병에 걸린 것 같다. 마약에 도취됐다’ 이런 식의 발언을 하는 (김기현) 여당 대표의 망언, 참으로 기가 막힌다”며 “정치가 아무리 비정하다 해도 금도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또 “김영호 통일장관 후보자, 김채환 인재개발원장 내정자, 이분들이 상대 진영과 국민을 향해서 내뱉은 그 극단적 언행을 한번 살펴보시라”며 “혐오가 난무하는 정치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민생이 그야말로 벼랑 끝”이라며 “지금 정부 여당 대응을 보면 응급 중환자를 앞에 놓고 병원에 경영 실적을 따지는 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남은 6개월 동안이라도 경제정책 전환을 통해서 민생을 챙겨야 한다”며 “하루빨리 추경(추가경정예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저보고 추경 노래를 부른다고 하는 분들이 꽤 있던데 민생이 회복될 수 있다면,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면 민생 노래가 아니라 민생 춤이라도 추겠다”고 강조했다.
고민정 “‘반국가세력’ 발언 尹, 트럼프 따라하기”
고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반국가 세력’ 발언에 대해 “모든 국민에게 인정받을 필요가 뭐가 있나, 나를 지지하고 나를 바라보는 사람에게만 강한 메시지를 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정권 잡을 수 있는 걸 트럼프를 통해 보지 않았나(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만 똘똘 뭉치게 한다면 국회를 접수하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선택하고 민주당을 지지하는 절반 가까운 국민은 다 반국가세력이냐”며 “최소한 상식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얘기”라고도 비판했다.
지난달 28일 윤 대통령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제69주년 창립기념행사 축사에서 전 정부를 겨냥, “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 세력들은 핵무장을 고도화하는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고 비판했다.
특히 종전선언에 대해 “북한이 다시 침략해오면 유엔사와 그 전력이 자동으로 작동하는 것을 막기 위한 종전선언 합창이었다”며 “우리를 침략하려는 적의 선의를 믿어야 한다는 허황한 가짜평화 주장이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자유대한민국의 국가안보가 치명적으로 흔들린 상황이었다”고 규정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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