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아직도 냉전적 사고에서 헤어나지 못한 사람 많다"

최종건 前 차관의 책 '평화의힘' 호평
"우리만큼 평화 절실한 나라 없다"
"노태우 정부 북방정책,우리 외교사 대전환"

"(최종건 전 외교부 차관의) ≪평화의 힘≫. 무척 반가운 책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평화관, 평화를 위한 쉼 없는 노력, 성과와 한계, 성찰 등에 관해 언젠가 제가 회고록을 쓴다면 담고 싶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종건 전 외교부 차관이 지은 '평화의 힘'이라는 책을 호평했다. 최 전 차관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국가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을 지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다. '평화의 힘은' 문재인 정부 평화 프로세스를 담은 책이다.

문 전 대통령은 "분단국가로서 전쟁을 겪은 우리만큼 평화가 절실한 나라는 없다. 평화는 국방과 외교가 더해져야 한다"면서 "대화를 통한 남북 간의 적대 해소 노력과 지정학적 환경을 유리하게 이끄는 외교 노력 없이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평화를 얻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특히 문 전 대통령은 "그 점에서 공산권 국가들과 수교하고 북한과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했던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이야말로 우리 외교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대전환이고 결단이었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는 그 정책을 계승하고 발전시켰다. 그럴 때 남북관계는 발전했고 상대적으로 평화로웠으며, 균형외교도 증진됐다"면서 "국민소득이 큰 폭으로 증가하여 국민소득 2만불 시대와 3만불 시대로 도약한 것도 이때였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은 "그렇지 못했던 정부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일어났다. 남북관계는 후퇴하고 평화가 위태로워졌으며, 국민소득까지도 정체되거나 심지어 줄어들었다"면서 "이처럼 확연히 비교되는데도 아직도 냉전적 사고에서 헤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고 비판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2021년 6월22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문 전 대통령은 청와대 출신 참모의 책을 평가하는 형식으로 글을 전개했지만, 정치적으로 미묘한 시기에 메시지를 전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를 구체적으로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메시지는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는 내용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런 내용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역대 정부가 평화를 위한 정책에서 일관성을 가지고 이어달리기를 했다면 남북관계와 안보 상황, 그리고 경제까지도 얼마나 달라졌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 책이 우리 모두의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화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