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물 먹방' 거리두는 국힘... 김영선 "총리한테 먹으라 해서 먹었다"
[곽우신, 남소연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 도중 기침을 하고 있다. |
ⓒ 남소연 |
"뭐 따로 논의되고 이야기된 바는 없다."
국민의힘이 이른바 '수조물 먹방' '바닷물 먹방'에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일부 의원들의 언행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면서 당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는 것. 집권여당은 최근 수산물 시장에 여러 차례 방문해 회를 먹으며, 어민과 상인들을 안심시키고 소비를 촉진하는 이른바 '먹방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6월 30일 오후, 김영선·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해 활어가 들어있는 수조의 물을 직접 떠 마시는 모습을 선보였다. 당시 김영선 의원은 "이게 2011년에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돼서 우리 근해까지 온 것이기 때문에 지금 방류하는 것보다 (방사성 물질 농도가) 훨씬 진하다"라고 주장했다. 류성걸 의원 또한 수조 물을 마시며 "아, 이거 완전 바닷물이다. 짭조름하다"라고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해당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잡히며, 비판적 여론이 확산됐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을 중심으로 공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3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 앞에 선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관련 질문이 나왔으나 "개인 의원의 행위에 대해 당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다"라고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 6월 30일 국민의힘 김영선 의원과 류성걸 의원이 노량진 수산시장에 방문헤 활어가 들어 있는 수조물을 손으로 떠다 마셨다. https://youtu.be/FB7wm3Ya_JI |
ⓒ 미디어몽구 제공 |
당사자인 김영선 의원은 3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게 성주 사드도 전자파에 튀긴다고 그러는데, 내가 볼 때 지금은 무슨 후쿠시마 방사선 방류수 가지고 국민을 튀기는 것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옛날에는 '뇌송송 구멍탁'인데 지금은 '생선송송 회탁' 뭐 이렇게 가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대한민국의 어떤 일상적인 상식이나 수준이나 정치적인 선택을 왜곡하는 이것이야말로 정치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특히 "실제로 후쿠시마 원전이 매일 300톤씩 2011년 동안에 방류한 것은 4, 5년 지나서 2016년 전부터 우리 쪽에 왔다고 할 수 있다"라며 "5년 동안 문재인 대통령 시절이다. 그동안 생선 먹고 소금 먹고 또 바닷물로 씻기도 하고 다 했다"라고 강조했다. "(야당에서) 국무총리보고 (오염수를) 먹으라고 그랬잖느냐. 그래서 내가 먹어봤다"라는 해명이었다.
또한 "4년, 5년 동안 먹어서 5000만 국민들이 안전했다. 그런데 뭘 또 튀기겠다 그러느냐"라며 "'내가 그 전자파에 뇌송송 구멍탁 그 물 한번 먹어보겠다, 이게 튀겨지는지 뇌송송 되는지 봐라' 이러고 내가 먹어본 것"이라고 반복했다.
그는 "국무총리가 먹는다고 위험이 없어지거나 과학이 입증되는 게 아닌데 '먹어라, 먹어라' 한 것도 민주당"이라며 "그런데 그 바닷물 조금 먹었다고 왜 그렇게 펄떡펄떡 뛰느냐? 광어보다 더 뛰시대, 보니까"라고 비꼬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정치인들이 나와서 '(과학적 검증 결과를) 믿을 수 없다, (국민) 90%가 걱정을 한다, 더 걱정해라. 총궐기 하자' 우리 일본에 쳐들어갈 건가, 뭔가?"라며 "결국에는 70년 동안 우리가 이승만 대통령 때문에 안전하게 해 온 한미일 방위를 깨트리고, 우리 생존과 우리 국방을 깨뜨리려는 어떤 일방적인 경향을 강화하고, 그걸로 정치적인 이득을 채우려는, 국민 희생 하에 자기네들의 정치권력을 유지하려고 하는 게 아주 나쁜 정치"라고 맞섰다.
그는 "내가 그걸 마셨기 때문에 뭔가 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국민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라. 제가 바닷물을 먹었는데 '김영선 의원 그것 때문에 건강이 나빠질 것 같아' 그런 사람 누가 있느냐?"라고도 날을 세웠다.
▲ '광우병·사드참외·오염수 괴담정치 이제 그만' 써붙인 여당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은 '광우병·사드참외·오염수 괴담정치 이제 그만 멈추십시오'라는 문구를 회의실에 내걸었다. |
ⓒ 남소연 |
한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 모두발언에서 "가뜩이나 힘든 민생에 민주당발 제2의 광우병 괴담 정치로 국민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라며 "수산업 소비가 급락해 어민들이 한숨 쉬고 있다"라고 야당을 비난했다.
그는 "대표적 어업단체인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의 '우리 바닷물 오염시키는 장본인은 이 사안을 정치에 활용하는 정치인, 언론, 가짜 전문가'라는 절절한 비판을 민주당은 새겨들어야 할 것"이라며 "'똥을 먹을지언정 후쿠시마 오염수는 먹을 수 없다'는 임종성 민주당 의원의 집회 발언은 15년 전 '미국산 소고기 먹느니 청산가리 마시겠다'는 광우병 사이비 종교 신봉자들 모습 그대로"라고도 꼬집었다.
김 대표는 "광우병 괴담, 천안함 자폭 괴담, 사드 괴담처럼 달콤한 괴담 마약에 중독된 민주당은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언어로 사회의 갈등과 불안을 키움으로써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진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고 국민 피해 여부는 안중에도 없다. 자신들 이익에만 부합하면 국민 눈살 찌푸리는 행태를 만드는데 망설이지 않는 괴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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