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용병모집 중단"…프리고진 재산 '푸틴 연인' 차지할 듯
군사반란을 일으켰다 실패한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이 한 달간 용병 모집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지역 모집센터의 업무를 한 달간 일시 중단한다”고 전했다.
당분간 러시아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벨라루스로 거점을 옮기기로 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지난달 24일 러시아 국방부 수뇌부의 처벌을 요구하며 용병들을 이끌고 수도 모스크바로 진격하다 철수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가는 대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프리고진과 용병들을 처벌하지 않기로 하면서 반란 사태가 일단락됐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공식 확인했으며 바그너 그룹 용병들에게 비어있는 군 기지에 머물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FSB, 바그너그룹 ‘심장’ 패트리엇 미디어 압수수색
이와 관련해 러시아 내에선 바그너 용병단을 상대로 사실상 ‘해체’ 시도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러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은 최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패트리엇 미디어 그룹'에 들이닥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패트리엇 미디어는 프리고진의 사업체 중에서도 심장부로 꼽히는 곳으로, FSB 요원들은 이곳에서 프리고진과 관련된 증거를 찾으려 컴퓨터와 서버를 샅샅이 털어갔다.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응징’하려 그의 사업체를 손볼 것으로 일찌감치 예상돼왔으며, WSJ은 이날 직원 진술 및 문자메시지 등을 확보했다며 이같은 보도를 내보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조치에 따라 패트리엇 미디어의 새 주인은 '내셔널 미디어 그룹'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WSJ은 전했다.
내셔널 미디어 그룹은 푸틴 대통령의 '숨겨진 연인'으로 자녀 세명 이상을 낳은 것으로 알려진 전직 리듬체조 국가대표 알리나 카바예바가 이끌고 있다.
만약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계산대로 패트리엇 미디어를 포함해 바그너 그룹을 손에 넣게 된다면 최근 역사에서 정부가 거대한 기업 제국을 집어삼킨 몇 안 되는 사례가 될 것으로 WSJ은 예상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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