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中 체류 외국인 긴장시키는 '신방첩법'

'신방첩법'은 간첩행위 정의와 법 적용 범위를 넓히고 국가안전기관의 권한을 확대한 중국의 반간첩법 개정안으로, 지난 1일 시행됐다.

간첩행위에 대해 개정 이전에는 '국가 기밀정보를 절취·정탐·매수·불법 제공하는 것'으로 정의했으나, 신방첩법은 '국가 안전 이익에 관한 문건'도 포함했다. 공개자료 접근도 당국의 판단에 따라 간첩 혐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 베이징의 톈안먼(天安門) 광장. [사진=베이징 연합뉴스]

중국 안전기관 요원은 외국인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할 수 있고, 의심되는 상황에 질문도 할 수 있으며, 간첩행위가 의심되면 영장 없이 소지품도 조사할 수 있다. 신간첩법을 위반할 경우 추방·10년 이내 입국 금지 등의 처벌을 받게 되며, 간첩죄가 성립되지 않는 경우에도 행정구류 등의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외국 언론의 취재 활동 제한 등 중국에 비판적인 정보가 해외로 전파되는 것을 막는 방편으로 신방첩법이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외교부는 한국 언론이 북한을 취재하기 위해 중국 학계 인사를 면담하거나 접경 지역에서 취재하는 행위도 신방첩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외교가에서는 국가 간 충돌 발생 시 인질 외교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고 상대국에 대한 대외 보복의 법제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집행 강도에 따라 '제로코로나'에 버금가는 새로운 '쇄국정책'이 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개인의 경우 중국 국가안보·이익에 관련된 자료(지도·사진·통계) 등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거나 스마트폰·노트북에 저장하는 행위, 시위 현장을 방문하거나 시위대를 촬영하는 행위, 중국인 대상 포교 등 금지 사례를 소개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주요 기업들은 예고 없는 새벽 압수수색에 대비해 비상연락망을 구축하고, 법률고문 등 대응팀을 미리 지정하는 한편 직원 출장·여행 시 민감한 자료나 전자장치 휴대 금지, 평소에도 민감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의 구분 관리 등 대응요령을 안내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