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판정, 더 어이없는 심판 배정…눈물로 끝나버린 U-17 여정
김명석 2023. 7. 3. 07:03
대한민국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이 잘 싸우고도 눈물을 쏟았다. 결승전 내내 석연찮았던 태국 국적 심판의 판정 탓이다. 황당한 경고 누적 퇴장에, 한국의 명백한 페널티킥 기회는 외면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어이없는 심판 배정 사실까지 뒤늦게 알려지면서 분노는 더욱 커졌다.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U-17 대표팀은 2일(한국시간)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일본에 0-3으로 졌다. 거침없는 기세로 결승까지 올라 2002년 이후 21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지만 결승 무대에서 고개를 숙였다.
두 팀의 승부를 가른 건 결코 양 팀의 실력이 아니었다. 경기 내내 주심의 황당한 판정이 2006년, 2007년생 한국 축구의 미래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 주인공은 태국 국적의 심판 몽콜차이 페치스리 주심이었다.
팽팽하던 결승전 균형이 깨진 것 역시 주심의 황당한 판정에서 비롯됐다. 전반 44분 고종현에게 두 번째 경고를 꺼내 들었다. 평범한 어깨싸움이라 파울 여부 자체가 심판의 성향에 갈릴 장면이었는데, 이 심판은 가차 없이 고종현에게 두 번째 경고와 함께 퇴장을 명했다. 심지어 이어진 프리킥 상황에선 일본에 훨씬 유리한 위치에서 프리킥이 진행됐는데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이 프리킥은 결국 일본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수적 열세에 0-1로 뒤지고 있는 상황, 여기에 좋지 않은 그라운드 사정까지 더해 변성환호엔 온갖 악재가 더해졌다. 그러나 이후에도 태국 심판의 판정은 여전히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한국엔 엄격했고 일본엔 관대했다. 결국 이 분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한국은 후반 21분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1명이 부족한 가운데 뼈아픈 실점이었다.
패색이 짙어진 상황에서도 한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빠른 역습을 통해 일본 뒷공간을 노렸다. 그러나 심판 판정의 아쉬움은 계속 이어졌다. 후반 38분 판정이 결정적이었다. 김명준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다 골키퍼 손에 걸려 넘어졌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현지 중계진도 공을 먼저 건드린 뒤 골키퍼에 걸려 넘어지는 장면을 수 차례 보여줬다. 경기 내내 거듭된 편파 판정에 변성환 감독의 분노도 폭발했다. 경기 내내 일본엔 관대하던 주심의 옐로카드는 변성환 감독에게 곧장 향했다.
만약 정상적인 판정으로 페널티킥이 선언되고, 이 페널티킥을 통해 만회골을 넣었다면 경기 흐름은 누구도 알 수 없는 흐름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주심의 외면 속 경기 분위기는 완전히 넘어갔다. 결국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막판 쐐기골까지 허용했다. 잘 싸우고도 심판 판정이라는 변수가 잇따라 작용하면서 결국 고개를 떨궈야 했다.
황당한 판정인 만큼 어이없는 건 또 있었다. 이날 경기의 심판 배정이었다. 페치스리 주심은 이날 경기를 통해 이번 대회에서만 3번째 일본 경기를 관장했다. 일본은 결승까지 6경기를 치렀는데, 그중 절반을 ‘문제의 주심’이 진행한 것이다. 대기심으로 참여한 경기까지 포함하면 4경기다.
대회에서 한 심판이 특정 국가의 경기를 이 정도로 자주 진행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대회에 주심만 12명이나 참가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결승전 내내 나온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과 맞물리면 더욱 납득하기 어려운 AFC의 심판 배정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주심이 진행한 경기에서 일본은 결승 포함 2승 1무의 성적을 거뒀다. 호주와 8강전에선 4장의 옐로카드 모두 호주 선수들에게만 꺼내 들었다. 대회 유일한 퇴장은 하필이면 결승 무대에서 한국 선수에게 줬다. 대회 내내 석연찮은 심판 배정에 결승전 황당한 판정과 일본의 우승까지,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또 아쉬운 건 이 심판의 국적인 태국은 앞서 한국이 토너먼트에서 대승을 거뒀던 상대라는 점이다. 한국은 지난 8강전에서 개최국 태국과 만나 4-1 승리를 거뒀다. 홈에서 대회 4강에 올라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출전에 도전하던 태국의 도전을 한국이 막아선 셈이다. 그런 태국 국적의 심판이 하필이면 한국이 나선 결승전을 진행했다. 이날 주심의 일관된 판정 성향과 맞물리면 분명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지난해 1월 출범 당시부터 아시안컵 정상만 바라봤던 변성환호의 여정은 마지막 무대에서 허망하게 막을 내렸다. 선수들은 모든 것을 쏟아붓고도 예기치 못한 변수로 눈물을 쏟아야 했다. 전날 변성환 감독은 “결승에서 양 팀 다 멋진 승부로, 또 페어플레이와 좋은 경기력으로 멋있는 경기를 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그리고 실제 양 팀 선수들은 결승전에서 최선을 다해 치열하게 맞섰다. 그러나 유독 심판은 그러지 못했다. 그 잔인한 여파는 고스란히 한국축구의 미래들에게 향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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