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10대 사망에 폭력 시위 5일째...나엘 군 할머니 "시위 멈춰라"

이보람 2023. 7. 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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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동부 니스의 한 거리에서 시위대들로 인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에서 교통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알제리계 10대 소년이 경찰 총격에 숨진 뒤, 프랑스 전역에서 폭력 시위가 5일째 이어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밤사이 719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의 1300여명보다는 훨씬 적은 수준이지만, 지금까지 체포된 인원은 총 3000명이 넘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치안 당국의 단호한 대응 덕분에 더 평온한 밤이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국에서 경찰 45명이 다쳤으며 차량 577대, 건물 74채 등이 불에 탔다고 말했다.

파리 남부 도시 라이레로즈에선 오전 1시 30분쯤 시장 집에 차가 돌진하고 불이 나면서 대피하던 부인은 다리가 부러지고 아이 한 명도 다쳤다.

보수 야당인 공화당 소속의 뱅상 장브륀 라이레로즈 시장은 성명에서 “집에 불을 내서 위층에서 자고 있던 가족들을 죽이려다가 차에 불이 붙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사무실에 있었다.

뱅상 장브륀 라이레로즈 시장 자택에 불이 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북부 도시 릴에선 보건소가 불타서 완전히 파괴됐다고 BBC가 보도했다.

시위대 부상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AP통신은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50대 남성이 유탄을 맞고 숨졌다고 보도했다.

전국에 배치된 경찰은 4만5000여명으로 전날과 비슷했으며 관광객이 많은 파리와 교외 등에 7000명이 집중됐다.

소셜미디어에 파리 도심 샹젤리제 거리로 모이자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경찰이 대거 출동해 상황을 미리 통제했다.

파리에선 건물 6채가 부서지고 경찰 5명이 다쳤으며 315명이 체포됐다.

충돌이 가장 격렬했던 프랑스 남부 대도시 마르세유에선 경찰이 최루가스를 사용하고 50여명을 체포했다. 마르세유 등에선 밤에 통행금지령도 내려졌다.

시위대가 17세 10대 소년의 경찰 살해에 반대하는 시위 도중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상징적인 거리에서 거리로 나와 경찰과 충돌한 다음 날인 2일(현지시간) 파리 샹젤리제 거리를 걷고 있는 보행자들 모습. AFP=연합뉴스

불안한 분위기 속에 가짜뉴스도 유포되는 상황이다. 경찰은 소셜미디어에 돌고 있는 특정 지역 인터넷 제한 소식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 폭도로 보이는 청년들이 경찰 밴을 몰고 총을 휘두르는 이미지는 지난해 제작된 영화 속 한 장면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진은 이날 트위터에 올라왔고 170만회 이상 조회됐다.

나엘의 할머니 나디아씨는 이날 프랑스 BFM TV 인터뷰에서 폭동 중단을 촉구했다. 나디아씨는 “그들은 나엘을 핑계 삼고 있으며 우리는 사태가 진정되길 바란다”며 “손자는 죽었고 딸은 길을 잃었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체포된 이들의 30%가 17세 미만이라는 정부 발표를 토대로, 부모들에게 책임을 당부했다. 그는 소셜미디어가 폭력을 부채질한다고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저녁 총리·내무·법무 장관 등과 대책회의를 연다.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는 라이레로즈를 방문해 책임 있는 이들을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엘에게 총을 쏜 경찰관은 구금돼서 살인 혐의로 정식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당초 나엘의 다리를 겨냥했지만 차가 출발할 때 부딪히면서 가슴을 쏘게 됐다고 그의 변호인은 밝혔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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