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박재희 교수의 '3분 고전'<1>-和光同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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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는 대학 강단뿐 아니라 여러 방송과 강연을 통해 대중에게 동양철학의 지혜와 통찰을 열정적으로 전수해온 고전철학자 박재희 교수가 집필한 <3분 고전>의 일부를 소개한다.
'짧지만 세상을 담아놓은 책', '삶의 모든 지혜와 처세술을 담은 책'이란 수식어답게 이 책은 고전의 지혜가 말과 글에 머물지 않고 나와 주변, 세상을 이해하고 실천하도록 이끌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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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아시아경제는 '하루만보 하루천자' 뉴스레터 독자를 위해 매일 천자 필사 콘텐츠를 제공한다. 필사 콘텐츠는 일별, 월별로 테마에 맞춰 동서양 고전, 한국문학, 명칼럼, 명연설 등에서 엄선해 전달된다. 이번 주에는 대학 강단뿐 아니라 여러 방송과 강연을 통해 대중에게 동양철학의 지혜와 통찰을 열정적으로 전수해온 고전철학자 박재희 교수가 집필한 <3분 고전>의 일부를 소개한다. ‘짧지만 세상을 담아놓은 책’, ‘삶의 모든 지혜와 처세술을 담은 책’이란 수식어답게 이 책은 고전의 지혜가 말과 글에 머물지 않고 나와 주변, 세상을 이해하고 실천하도록 이끌어준다. 유교의 사서삼경에서 노장과 병법, 제자백가의 사상까지 40여권의 고전에서 길어 올린 깊은 통찰과 단단한 지혜는 위기를 돌파하는 힘, 미래에 대한 혜안을 얻고 싶은 이들에게 등불이 될 것이다. 글자 수 931자.
화기광, 동기진(和基光, 同基塵)
자신의 광채를 줄이라! 저 세속과 눈높이를 맞추라!
많이 배우고 지위가 높은 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기 생각과 결정만이 옳다고 믿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수준은 낮고 오로지 자신만이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도무지 자신의 주장과 고집을 거두려고 하지 않지요. 하지만 때로는 자신의 그 똑똑한 광채를 줄이고 세속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더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노자 <도덕경>에서는 똑똑한 사람들에게 '화광동진(和光同塵)'의 자세를 권합니다. "똑똑한 사람들이여! 당신의 그 날카로운 지혜를 꺾으라! 그리고 그 복잡하게 얽힌 꼼수에서 풀려나라. 당신의 그 잘난 빛(光)을 누그러뜨리고(和), 이 세속(塵)과 함께(同)하라." 화는 조화(harmony)입니다. 광은 빛남(brightness)입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광채를 줄여서 주변의 빛과 조화를 맞추라는 것이지요. 동은 함께(together)입니다. 진은 세속이고요. 잘남을 숨기고 세속과 함께하라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이 더욱 빛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자신이 빛나면 빛날수록 주변 사람들은 점점 멀어집니다. 잘난 이가 자기 생각을 너무 확신하고 밀어붙이면 주변 사람들이 겁나서 접근하기 어려워합니다. 훌륭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우뚝 서서 잘났다고 과시하기보다는 자신의 빛을 누그러뜨리고 세상 사람들의 눈높이로 내려가 민중과 함께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영웅이 필요한 시대가 있었습니다. 유능하고, 똑똑하고, 명석한 사람이 우매한 사람들을 인도하던 시대 말입니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변했습니다. 누군가 앞장서서 밀어붙여야 일이 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이제 평범한 사람들의 교육 수준도 예전과 다르게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그들을 믿어야 합니다.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않으면 가정도, 기업도, 나라도 온전치 못할 것입니다.
-박재희, <3분 고전>, 김영사, 2만20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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