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카르텔

남도영 2023. 7. 3.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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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텔(cartel)'은 종이로 만든 나뭇잎이나 플래카드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카르텔로(cartello)'에서 유래했다.

1800년대에 독일에서 카르텔(Kartell)이라는 말은 경쟁을 제한하는 기업들의 활동을 의미하는 용도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현재 카르텔은 기업들의 부당한 공동행위를 의미하는 단어로 널리 사용된다.

요즘 윤석열 대통령이 '이권 카르텔'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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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논설위원


‘카르텔(cartel)’은 종이로 만든 나뭇잎이나 플래카드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카르텔로(cartello)’에서 유래했다. 1690년대에는 포로의 처우와 교환을 규제하기 위한 국가 간의 서면 합의라는 뜻으로 사용됐다. 1800년대에 독일에서 카르텔(Kartell)이라는 말은 경쟁을 제한하는 기업들의 활동을 의미하는 용도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현재 카르텔은 기업들의 부당한 공동행위를 의미하는 단어로 널리 사용된다. 인위적으로 시장을 독점해 가격을 통제하고 다른 사업자의 시장 참여를 막는 행위다. 우리나라에서 배타적인 이익집단이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요즘 윤석열 대통령이 ‘이권 카르텔’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지난달 29일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 차관 내정자에게 “고위 공무원으로서 약탈적인 이권 카르텔을 발견하면 과감하게 맞서 싸워 달라”고 당부했다. 사교육과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와 관련해서는 “교육 당국과 사교육 산업이 한편(카르텔)이란 말인가”라고 했고, 민간단체 보조금에 대해서는 “부정과 부패의 이권 카르텔은 반드시 부수어야 한다”고 했다. 2021년 6월 29일 윤 대통령의 대선 출마 선언문에는 ‘이권 카르텔’이라는 말이 세 번 등장한다. 당시 윤 대통령은 “정권 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선동가들과 부패한 이권 카르텔이 지금보다 더욱 판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콜게이트대학의 마이클 존스턴 교수는 국가의 부패 유형을 4가지로 구분했다. 중국 인도네시아와 같은 독재형, 러시아 필리핀과 같은 족벌형, 미국 영국 같은 시장로비형이 있다. 한국은 이탈리아와 함께 엘리트 카르텔형으로 분류됐다. 정치인 고위관료 기업인 등 엘리트들이 지역 학교 등 자신들만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권력을 유지하고 부패를 통한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이권 카르텔이 유지되는 강력한 기반이 정치와 관료, 사법 카르텔이라는 분석이 많다. 역대 정부 모두 부패 척결을 외쳤지만, 카르텔의 저항으로 대부분 실패했다. 이번 정부는 어떨까.

남도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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