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논란에 초토화된 교육부… “대통령실과 불통이 혼란 키워”

이도경 2023. 7. 3.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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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최근의 국립대학 사무국장 '자리 나눠 먹기' 논란과 관련해 교육부 전 직원들에게 반성을 주문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이 교육부 직원을 국립대 사무국장 자리로 보내지 말라고 지시한 시점은 지난해 9월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대통령실로부터 타 부처와의 '자리 나눠 먹기'란 질책을 받은 뒤 지난 30일 사무국장으로 임명된 타 부처 공무원을 모두 돌려보내고, 타 부처로 파견 갔던 교육부 직원들도 대기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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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사무국장 자리 논란 관련
이주호, 반성 주문하는 서한 보내
일각 “대통령실이 정책 신뢰 깬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교육 개혁 추진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최근의 국립대학 사무국장 ‘자리 나눠 먹기’ 논란과 관련해 교육부 전 직원들에게 반성을 주문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수학능력시험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사태와 4세대 교육행정종합시스템(나이스) 오류 등으로 교육부 안팎의 동요가 심상치 않자 내부 다잡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다른 정부 부처와 인사 교류를 통한 사무국장 인사는 이 부총리가 취임한 이후에도 줄곧 진행됐던 사안이고, 수능 킬러문항 역시 수험생 입장에선 수능 150여일을 앞두고 느닷없이 불거진 사안이다. 이 때문에 교육계에선 교육부 상층부와 대통령실 사이 소통 부재가 혼란을 부채질하는 원인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 부총리는 지난달 30일 교육부 직원들에게 ‘친애하는 교육부 직원 여러분께’로 시작하는 A4 3장짜리 분량의 편지를 보냈다. 그는 서한에서 ‘수능 킬러문항과 변별력’ 논란을 잘 극복했다고 자평하면서, ‘자기반성’이 이번 위기 극복의 출발점이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사무국장 문제 역시 교육부의 반성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사무국장 현안도 교육부 스스로 반성하고 새롭게 접근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기득권을 내려놓을 때 기회의 창이 열릴 것이고 스스로 반성하고 실천하는 개혁의 주체가 되도록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했다.

교육계 평가는 엇갈린다. 최근 교육 현장의 혼란을 수습하려면 교육부부터 반성해야 한다는 메시지여서 적절했다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교육부 정책을 대통령실이 공개적으로 뒤집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으로 비치면서 교육 정책 신뢰도에 금이 가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통령실이 교육부 직원을 국립대 사무국장 자리로 보내지 말라고 지시한 시점은 지난해 9월로 알려져 있다. 당시 교육부는 사무국장으로 파견 갔던 직원들을 즉시 대기발령하고, ‘국립대학 사무국장 인사개편 추진’ 방안을 통해 “사무국장을 타 부처 공무원 및 민간까지 전면 개방한다”고 했다.

이 부총리도 지난해 11월 취임한 뒤 인사혁신처, 병무청 등과 인사교류를 통해 사무국장 자리를 하나씩 채워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대통령실로부터 타 부처와의 ‘자리 나눠 먹기’란 질책을 받은 뒤 지난 30일 사무국장으로 임명된 타 부처 공무원을 모두 돌려보내고, 타 부처로 파견 갔던 교육부 직원들도 대기 발령했다. 각 대학 행정 사무를 총괄하는 사무국장 자리가 또다시 공중에 떠버린 것이다. ‘타 부처 인사교류’가 아닌 ‘민간 개방’ 혹은 ‘총장 자율’에 대통령실 의중이 실려 있었다는 얘기다. 교육계에서 “지난해 9월부터 9개월 동안 이 부총리를 비롯한 교육부 상층부와 대통령실이 소통하지 않고 뭘 했는가”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수능 킬러문항 논란도 진행형이다. 입시 현장에서는 교육 당국이 밝힌 킬러문항의 정의나 기준부터 불분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교육부는 오는 9월 6일 수능 모의평가까지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교육부는 대통령실의 킬러문항 배제 지침이 이미 지난 3월 내려왔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수험생 입장에선 지난달에 갑자기 알려진 출제방침이다. 그간 교육부와 평가원 등은 수능을 EBS 수능 교재와 좀 더 비슷하게 출제하겠다고 밝힌 것 외에 학생·학부모에게 던진 메시지가 없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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