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까지 동참한 가격인하… 소비자는 “물가안정 체감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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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과자, 식빵 등 일부 가공식품의 가격이 지난 1일부터 내려갔다.
식품기업과 편의점업계가 가격 인하 또는 동결에 나선 유일한 사유는 '정부의 압박'이다.
지난달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제 밀 선물 가격 하락을 이유로 들며 '라면값 인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급물살이 만들어졌다.
전문가들은 일부 가공식품 가격 인하가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바는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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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팔 비틀어 가격 내리기
기업 경쟁력 약화·품질저하 우려
라면, 과자, 식빵 등 일부 가공식품의 가격이 지난 1일부터 내려갔다. 정부의 ‘라면값 인하’ 압박을 식품기업들이 수용하면서다. 편의점업계도 자체브랜드(PB) 제품 가격 일부를 동결하거나 내렸다. 그럼에도 소비자가 물가 하락을 체감하기엔 미미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 결정에 개입하는 게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해 경쟁력을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2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도 PB 제품 가격 인하에 동참했다. CU는 통합 PB 브랜드 ‘헤이루’(HEYROO) 스낵 3종과 우유 2종 가격을 지난 1일부터 100원씩 내렸다. 이마트24는 PB 브랜드 ‘아임e’의 생수 1종과 커피 4종, 우유 1종의 가격을 연말까지 동결한다.
세븐일레븐은 PB ‘세븐셀렉트’ 과자 2종과 음료 2종의 가격을 100원씩 인하해 판매하고 있다. ‘매운맛양념육포’ ‘우리맛밤’ 등 PB제품 9종은 중소 파트너사가 납품 가격을 인상했지만 판매가는 올리지 않기로 했다.
식품기업과 편의점업계가 가격 인하 또는 동결에 나선 유일한 사유는 ‘정부의 압박’이다. 지난달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제 밀 선물 가격 하락을 이유로 들며 ‘라면값 인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급물살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가공식품의 원·부자재 가격은 높게 형성돼 있다. 물류비, 전기요금·가스요금 등 운영비, 인건비, 고환율 부담 또한 나아지지 않았다. 가격 인하 요인이 사실상 없다는 뜻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 밀 선물 가격이 하락해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다른 제반 환경도 나아지지 않았다”며 “밀가루 가격이 낮아진 것보다 더 큰 규모로 가격 인하에 따른 부담을 지게 된 상황이라 운영의 묘를 고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부 가공식품 가격 인하가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바는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승호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특정 상품의 가격 인하는 해당 상품에 집중되므로 실제 물가 안정으로 확장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물가가 안정되지 않는 한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가격 인하 폭은 제품당 100원 이하에서 이뤄졌다. 물가 부담을 크게 덜었다고 체감할 만한 정도는 아닌 셈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라면이나 과자가 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효과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비중이 작으니까 체감하기에 큰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가격을 인하하는 방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식품시장은 독점적이거나 경쟁 제한적인 형태가 아니라 정부의 개입이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승호 교수는 “강제적인 가격인하는 기업의 이윤을 감소시킬 수 있고 기업 경쟁력을 약화하거나 서비스 또는 상품 품질 하락을 동반할 수 있다”며 “투자 감소로 이어지면 국가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구정하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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