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주권 반환 26주년… 인권 집회 사라지고 친중 전시회 일색

권지혜 2023. 7. 3.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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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당국이 주권 반환 26주년을 맞아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약한 저항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강조했다.

매년 7월 1일이면 홍콩 최대 공원인 빅토리아 파크에선 민주주의와 인권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지만 국가보안법 시행 3년 만에 이런 풍경은 완전히 사라졌다.

홍콩 당국은 2020년 7월 1일 보안법 시행 첫날이자 주권 반환 기념일에 거리에 나온 시위대를 대거 체포하고 정당과 단체를 해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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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7년까지 일국양제 보장했지만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집회 불허
“약한 저항에 경계 늦추지 말아야”
중국 국기와 홍콩 특별행정구 깃발을 든 시민들과 경찰이 1일 홍콩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홍콩은 이날 영국에서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된 지 26주년을 맞았다. EPA연합뉴스


홍콩 당국이 주권 반환 26주년을 맞아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약한 저항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강조했다. 매년 7월 1일이면 홍콩 최대 공원인 빅토리아 파크에선 민주주의와 인권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지만 국가보안법 시행 3년 만에 이런 풍경은 완전히 사라졌다.

2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존 리 행정장관은 전날 열린 주권 반환 기념식에서 홍콩 사회가 대체로 안정됐다고 평가하면서 “약한 저항의 수단을 활용하는 세력이 여전히 홍콩에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평화로운 발전을 오판하는 일부 국가들이 의도적으로 홍콩을 표적 삼고 억압하고 있다”며 “우리는 경계를 게을리하지 말고 국가안보 수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 당국은 보안법 시행과 선거제도 개편으로 민주 진영의 싹이 마른 상황에서도 문화·예술·언론 등의 수단을 활용해 분노와 증오를 선동하는 세력이 있다고 보고 이를 경계하고 있다.

영국과 중국이 1984년 체결한 홍콩반환협정은 50년 뒤인 2047년까지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 따라 홍콩의 민주주의와 자치를 보장하도록 했다. 이어 97년 7월 1일 홍콩이 중국에 이양되고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가 구성됐다. 그러나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홍콩의 중국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홍콩의 일국양제가 무너졌다고 비판하고 있다.

홍콩 보안법 시행 전인 2019년 주권 반환 기념일에는 범죄인 송환법 개정에 반대한 시위대 일부가 홍콩 의회인 입법회 건물에 난입해 의사당을 점거하고 연단에 영국령 홍콩기를 내거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를 본 중국 정부는 이듬해 홍콩 내 반중 활동을 감시, 처벌하는 보안법을 제정해 시행에 들어갔다. 홍콩 당국은 2020년 7월 1일 보안법 시행 첫날이자 주권 반환 기념일에 거리에 나온 시위대를 대거 체포하고 정당과 단체를 해산시켰다. 이후 2년 동안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시민단체의 집회 시위를 불허했다. 2003년부터 매년 주권 반환 기념 집회가 열렸던 빅토리아 파크에서는 올해 친중 단체가 주최하는 중국의 문화와 기술에 관한 전시회가 열렸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환구시보는 “홍콩은 보안법 시행 3년 만에 새로운 통치 및 번영의 국면을 맞이했다”면서 “주권 반환 기념일을 맞아 축제 분위기가 도시를 뒤덮고 있으며 이것이야말로 홍콩의 진짜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콩프리프레스(HKFP)는 “전시회 행사장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방문객 대부분은 고령층이었다”며 “그들은 중국 표준어인 만다린을 구사했다”고 전했다.

대만 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은 성명을 내 “중국은 홍콩에 대한 고도의 자치 약속을 노골적으로 저버렸다”며 “보안법 시행 이래 홍콩 주민들은 두려움 속에 살고 외국 투자자들은 달아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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