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소나기 포탄 속 맹연습한 평화 노래로 강릉 위로할 것”

박용미 2023. 7. 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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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포격이 빗발치는 우크라이나에서 소녀들이 평화의 노래를 들고 방한했다.

우크라이나 보그닉소녀합창단이 한국교회봉사단(한교봉·대표단장 김태영 목사) 우크라이나지원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위원장 이양구 전 우크라이나 대사) 강릉세계합창대회조직위원회(조직위·위원장 허용수)의 도움으로 한국을 찾은 것이다.

합창단은 전쟁으로 목숨과 집을 잃은 경험을 한 우크라이나가 강릉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미 있는 공연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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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그닉소녀합창단 방한
우크라이나에서 온 보그닉소녀합창단이 2일 서울 강북구 새은혜교회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새은혜교회 제공


전쟁으로 포격이 빗발치는 우크라이나에서 소녀들이 평화의 노래를 들고 방한했다. 우크라이나 보그닉소녀합창단이 한국교회봉사단(한교봉·대표단장 김태영 목사) 우크라이나지원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위원장 이양구 전 우크라이나 대사) 강릉세계합창대회조직위원회(조직위·위원장 허용수)의 도움으로 한국을 찾은 것이다. 이들은 3일부터 열리는 강원도 강릉세계합창대회에 참가하고 산불로 고통받은 강릉 주민들과 성도들을 위로한다.

1970년 설립된 보그닉소녀합창단은 11~24세 소녀로 구성됐으며 주로 유럽을 순회하며 클래식·현대음악과 우크라이나 민속 음악을 공연하고 있다.

단원들은 첫 공식일정으로 2일 서울 강북구 새은혜교회(황형택 목사) 무대에 올랐다. 청아하면서도 강단 있는 목소리에 성도들은 아낌없는 격려와 박수를 보냈다. 단원들의 표정은 전쟁 중인 나라에서 왔다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밝았다.

지휘자 올레나 솔로베이씨는 “처음 한국에서 공연해 달라는 연락이 왔을 때 믿기지 않았다”며 “우리의 방한 소식이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큰 격려가 됐다. 우리가 마치 할리우드 스타가 된 것처럼 인천공항에서부터 큰 환영을 해줘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합창단은 우크라이나에서 미사일 공격을 피해 연습해 왔다. 합창단이 연습하고 있는 건물 지하에는 대피소가 있어 단원들은 공습이 시작됐다는 알람이 오면 대피소에 내려갔다가 잠잠해지면 다시 연습실로 올라오기를 반복했다. 지금도 우크라이나에는 러시아의 폭격이 시도 때도 없이 이어지고 있어 매일 밤 들리는 경고 사이렌 소리 때문에 합창단원들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한다.

합창단이 참여할 세계합창대회가 열리는 강릉은 산불로 사망자와 이재민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합창단은 화재로 예배당이 전소된 만민의감리교회(홍영기 목사) 등 강릉지역 교회에서도 공연할 예정이다.

합창단은 전쟁으로 목숨과 집을 잃은 경험을 한 우크라이나가 강릉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미 있는 공연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단원 알리사 모지르코(17)양은 “전쟁이 난 우크라이나에도 사람들이 희망을 품고 계속 살아가고 있다. 강릉도 큰 일을 겪었지만 사람들이 떠나지 않고 힘을 내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의 노래로 조금이나마 강릉을 위로하고 싶다. 우크라이나 국민이 더이상 희생되지 않도록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한교봉 우크라이나공대위 조직위는 지난 1월부터 보그닉소녀합창단을 한국까지 안전하게 데려오는 일에 힘을 모았다. 특히 한교봉은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를 위한 한국교회 기도회’를 개최한 이래 우크라이나를 위한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

황형택 한교봉 총괄본부장은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삶이 하나님의 위로로 온전히 회복되기를 바라며 전쟁의 종식을 위해 마음을 다해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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