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읽기] 피크 차이나? 중국은 아직 안 끝났다
그동안 중국 경제의 ‘폭망’을 점친 전문가는 많았다. ‘중국의 몰락’ ‘중국발 세계 경제 위기’ 등 외국책이 번역돼 소개되기도 했다. 모두 어긋났다. 중국 경제는 여러 곡절 속에서도 성장을 지속해 세계 2위 반열에 올랐다.
이번엔 ‘피크 차이나(Peak China)’이다. 중국 경제가 성장의 한계에 도달했다는 주장이다.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5월 보도한 후 국내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그러면 그렇지, 중국 시대는 이제 끝났어~’라는 유튜버의 말에 클릭이 쏟아진다. 이번에는 맞을까.
충분히 납득이 가는 논리다. 투자에 의존한 중국의 국가 주도형 발전은 분명 한계에 직면했다. 급증한 지방 정부 부채, 부동산 과잉 투자, 인터넷 규제 강화, 여기에 인구감소까지 겹쳐 성장 동력은 소실되고 있다. ‘공동부유’라는 정치 논리에 밀려 민간의 역동성은 떨어지고 있다. 20%를 웃도는 청년실업은 그 대표적인 징후로 꼽힌다.
그런데 의문이 하나 든다. ‘시진핑(習近平)은 왜 안 하지?’라는 것이다. 예전 경우라면 중국 정부는 경제를 성장세로 되돌리기 위해 다시 돈을 풀고, 부동산 규제를 해제해야 했다. 인터넷 플랫폼 업체에 대한 족쇄도 풀었을 것이다. 그런데 안 한다. 오히려 ‘인위적인 부양은 없다’라는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체질 강화를 말한다. 성장이 곧 왜곡을 잉태하는 악순환을 끊어 지속가능한 성장 구조를 짜겠다는 취지다. 그들은 이를 ‘고품질 발전’으로 규정하고 있다. 공동부유 논리에서 후퇴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성장의 한계인지, 아니면 고품질 발전을 위한 과정인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동안의 ‘왜곡된 성장’ 속에서도 분명 ‘혁신’은 존재했다는 점이다. 2010년 들어 본격화한 인터넷 혁명은 지금 AI(인공지능), 전기 자동차, 신소재 등 차세대 산업으로 확장 중이다. 많은 분야에서 한국을 추월했거나, 위협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여전히 꿈틀댄다. 신소재, 첨단 장비제조, 신에너지 자동차 등을 ‘8대 전략 신흥 산업’으로 지정하고 국가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국가가 나서 과학기술 자원을 총동원하는 ‘신형 거국체제’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도 그 대상 중 하나다.
‘중국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라는 단편적 시각으로는 이 같은 움직임을 간파할 수 없다. 그 흐름을 놓치면 더 큰 것을 잃을 수 있다. ‘피크 차이나’ 논리에 매몰되지 말아야 할 이유다.
한우덕 차이나랩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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