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이승만기념관 색깔론 안돼” 박민식 “건립 속도낼 것”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전 대통령의 기념관 건립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정치권에서도 기대감이 표출되고 있다. 특히 여권의 움직임이 적극적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일 통화에서 “이 전 대통령을 재평가하고 기념관을 건립하는 일은 묵묵히 가야 할 옳은 길”이라며 “무작정 색깔론으로 덮어씌우려는 사람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당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일각에서 부정적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을 의식한 발언이다. 김 대표는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발족한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에도 페이스북에서 “남다른 통찰력으로 ‘결정적 변화’를 이끌어냈던 이승만 대통령의 리더십은 (대한민국) 도약의 원동력이 됐다”고 썼다.
이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이기도 하지만 1960년 4·19혁명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면서 기념관이 건립되지 못했다. 이 전 대통령 공과에 대한 진영 간 평가가 엇갈렸기 때문인데, 이번엔 좀 다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건립추진위에 진영을 초월한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의 양자(養子)인 이인수 박사를 비롯해 박정희 전 대통령 아들 박지만 EG 대표이사,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김대중 전 대통령 아들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고문으로 참여했다. 민주당 출신인 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총재와 4·19 당시 학생운동을 주도한 이영일 전 민주정의당 의원, 이 전 대통령의 정적(政敵)으로 불린 죽산 조봉암 기념사업회의 주대환 부회장도 추진위에 참여했다.
김현철 이사장은 중앙일보에 “‘통합과 화합’을 유훈으로 남기신 아버지도 ‘이승만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업 이사장도 “기념관은 이 전 대통령의 공과를 떠나 필요한 일인데 이를 두고 정쟁을 일삼는다면 참 유치한 일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통화에서 “우리는 초대 대통령을 음지에 제쳐놓고 역사적 평가를 꺼리고 있다”며 “이제는 이 전 대통령을 양지에 모셔 재평가할 때가 됐다. 다른 대통령기념관은 완공되는 데 평균 12년이 걸렸는데, 이승만기념관은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독립유공자여서 기념관 건립 예산 전액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지만, 추진위는 30%만 지원받고 나머지는 국민 성금을 모금할 예정이다. 김황식 위원장은 “이 전 대통령을 독립유공자로만 다루는 것은 참된 예우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효성·강보현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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