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무더위 냉방이 괴로운 COPD, 공심단·녹용영동탕으로 증세 완화

이민영 2023. 7. 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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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폐쇄성 폐 질환’ 한의학 치료

염증 탓 기도 좁아지고 폐포 손상
폐·심장 기능 보완, 자생력 회복
초기부터 적극 치료 땐 증상 완화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오른쪽)과 안정은 부원장이 심폐 기능 강화를 돕는 녹용영동탕·공심단의 약재·약효를 설명하고 있다. 인성욱 객원기자


무더운 여름은 호흡기 질환자에게 괴로운 시기다. 강한 냉방으로 인해 건조하고 탁해진 공기가 기관지를 자극해서다. 실내·외 온도 차이로 체온 변화가 급격해져 면역력도 떨어진다. 특히 폐가 좋지 않은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 환자는 숨이 더 차고 기침·가래가 잦아진다. 40여 년간 한의학으로 폐 질환을 치료해 온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은 “기침·콧물·가래 같은 호흡기 증상은 폐가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한의약에서는 코에서 기관지·폐로 이어지는 호흡기 전체의 면역력을 증강해 심폐 기능을 이롭게 하는 원리로 치료한다”고 말했다.

흡연·미세먼지 등이 원인인 COPD는 염증 반응 때문에 기도가 좁아지고 폐포(공기주머니)가 손상되는 난치성 폐 질환이다. 병이 진행하면 가래를 동반한 기침이 나온다. 가슴에서 휘파람 소리가 나는데, 특히 기침 후에 심해진다. 가벼운 운동에도 숨이 차고, 시간이 갈수록 증상이 심해진다. 하지만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수년이 걸려 단순한 감기로 오인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친다. 김 원장은 “40세 이상 흡연자에게 기침·가래를 동반한 호흡곤란이 3개월 이상 나타나면 COPD를 의심해 봐야 한다. 폐의 염증 반응이 커져 폐포가 망가지면 회복이 어렵다”고 말했다.


호흡기 염증 없애 일상 회복


한의약에선 폐·심장 기능을 보완해 신체 자생력 회복을 유도하는 치료를 한다. 체질을 개선해 증상 재발을 막는 게 목표다. COPD의 한의약 치료 첫 단계는 호흡기를 깨끗이 하는 과정(청폐)이다. 김 원장은 “기침·가래가 잦으면 폐 기능은 더 빨리 악화한다. 코·목·폐 등 호흡기 곳곳에 쌓인 염증을 제거해 주요 증상인 콧물·기침·가래 같은 호흡기 증상을 완화해야 일상생활이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청폐 다음은 면역력 증강이다. 이 단계에선 손상된 기관지와 폐포의 재생을 돕는다. 김 원장은 “호흡기 면역력을 높여 좁아진 기관지를 확장하고 병든 폐포를 새로운 폐포로 대체한다”고 말했다.

청폐와 면역력 증강에 처방하는 한약은 ‘녹용영동탕’이다. 가래·기침·염증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전통 처방인 소청룡탕(小靑龍湯)에 녹용·녹각교·홍화자 등 35가지 약재를 추가했다. 김 원장은 “COPD의 원인이 되는 기관지 안의 유해 물질을 배출하고, 염증 재발을 막는 치료”라며 “폐포 재생과 호흡기 면역 증강 효과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호흡기의 면역력을 강화한 다음에는 심장 기능 회복에 초점을 맞춘다. 한의약에서는 하나의 장기가 균형을 잃으면 연쇄적으로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김 원장은 “폐 건강이 악화하면 심장이 나빠지고, 심장 기능이 떨어지면 폐 기능도 약해진다. 그간 환자의 데이터를 보면 폐 질환자의 경우 심장까지 안 좋아지는 사례가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하버드 메디컬스쿨에 초청받은 김남선 원장.


심폐 기능 강화 맞춤 처방


심장 기능 회복을 돕는 것은 ‘김씨공심단’이다. 공진단·우황청심원을 기본으로, 심장과 심혈관을 강화하는 데 도움되는 사향·침향·녹용 등의 한약재를 가감해 약효를 높였다. 약해진 폐와 심장 기능을 보완하면 신체 자생력 회복을 유도한다. 기의 생산·저장·순환이 활발해진다.

K-심폐단은 김씨공심단의 개인 맞춤형 처방이다. 김 원장은 “K-심폐단은 환자 개개인의 체질·증상에 따른 맞춤 처방으로 만들었다. 심폐 기능을 강화하는 효과가 높다”고 설명했다.
COPD의 한의약 치료 우수성에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 원장은 지난해 8월, 미국 하버드 메디컬스쿨에서 COPD의 공심단·녹용영동탕 처방에 대한 증례를 발표했다. 국내 한의사로서는 처음이다. 그는 앞서 여러 국제 학회에서 주요 연자로 초청받으며 국내 한의약의 우수성을 알려왔다. 김 원장은 “COPD는 기관지와 폐가 막혀 폐로 가는 산소가 부족해서 생기는 만성질환이므로 체질을 보강하지 않으면 재발하기 쉽다.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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