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폭격기’ 고지우, 데뷔 2년 만에 첫승
프로 2년 차 고지우(21)가 생애 처음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고지우는 2일 강원도 평창군 버치힐 골프장에서 열린 맥콜·모나 용평 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데일리베스트인 7언더파를 기록하면서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정상을 밟았다. 11언더파 단독선두 송가은에 4타 뒤진 채 출발했지만, 마지막 날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1개를 기록하면서 생애 첫 번째 우승을 짜릿한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우승 상금은 1억4400만원.
안선주(36)와 이제영(22)이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2020년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인 고지우는 지난해 프로 데뷔와 함께 이름을 알렸다. 크지 않은 체격인데도 드라이브샷 거리 부문에서 5위(249.22야드)를 기록하면서 장타자들을 긴장시켰다. 또, 루키 신분으로 6차례나 톱10에 입상하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고지우의 가장 큰 장점은 공격적인 플레이다. 지난해 버디 개수 1위(336개)를 차지해 ‘버디 폭격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도 거침없는 샷으로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잡았다. 퍼트 감각도 좋은 편이어서 몇 차례 위기를 모두 파로 막아냈다. 지유진 삼천리 골프단 감독은 “스리 퍼트의 위험이 있더라도 공격적으로 플레이해서 버디를 잡겠다는 스타일이다. 집념이 강한 편인데 야무지게 플레이할 줄도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지우의 아버지는 과거 합기도장을 운영했다. 그래서 지우는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하면서 자랐다. 합기도 2단이다. 또, 거리가 늘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고등학교 때부터 부지런히 힘을 길렀다. 그런 배경이 지금의 고지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 출신의 고지우는 ‘자매 골퍼’로도 유명하다. 두 살 터울의 동생 고지원과 함께 K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이다. 우애도 좋은 편이고, 메인 스폰서와 매니지먼트 회사도 같다. 언니보다 1년 늦은 올해 데뷔한 동생 고지원은 13개 대회에 출전했다. 지난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거둔 11위가 최고 성적이다. 이번 대회에선 2라운드까지 1오버파를 기록해 컷 탈락했다.
이날 고지우는 별명답게 초반부터 버디를 추가하면서 선두권을 위협했다. 1번 홀(파4)에서 1타를 줄인 뒤 파5 3번 홀과 파4 4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다. 5번 홀(파4)에선 스리 퍼트가 나와 보기를 기록했지만, 8번 홀(파5) 버디로 실수를 만회했다.
하이라이트는 10번 홀(파5)이었다. 11언더파 공동선두 송가은과 이제영에게 1타 뒤진 상황. 고지우는 두 번째 샷만에 온그린에 성공한 뒤 3m 거리에서 이글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하면서 단독선두로 뛰어올랐다. 이어 파4 13번 홀과 15번 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기록하면서 경쟁자들의 추격을 따돌렸다.
고지우는 “첫 우승을 이뤄 기쁘다. 다음 우승은 고향인 제주도에서 하고 싶다. 미국 무대로 진출해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동생 고지원에겐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으니까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 ◆고지우는…
「 생년월일 : 2002년 8월 16일
신장 : 1m65㎝
출신교 : 중문초-중문중-제주제일방통고
주요 경력 : 2020년 국가대표 상비군
우승 경력 : 2023년 맥콜·모나 용평 오픈
평균 비거리 : 250야드
특기사항 : 여동생 고지원도 KLPGA 투어 선수
」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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