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아닌 심판에 졌다…변성환호 U-17아시안컵 준우승
한국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이 아시아 정상 탈환 문턱에서 아쉽게 멈춰 섰다.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일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전반 1골, 후반 2골 등 3골을 내주며 0-3으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지난 2002년 우승한 이후 21년 만에 정상을 탈환할 기회를 잡았지만 뜻을 이루지 못 했다.
반면 일본은 직전 대회인 2018년 말레이시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우승했다. 지난 1994년과 2006년 우승 이력까지 더해 4번째 우승을 달성하며 최다 우승 행진을 이어갔다.
연령대와 성별을 막론하고 아시아 축구의 간판 라이벌전으로 자리매김한 한일전을 심판의 어설픈 판정 몇 개가 망쳤다.
전반 내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던 양 팀의 승부 흐름은 전반 종료 직전 한국 중앙수비수 고종현의 퇴장 직후 급격히 일본 쪽으로 기울었다. 전반 44분 위험지역 오른쪽 모서리 외곽에서 일본 선수 미치와키의 돌파를 저지하려다 고종현이 파울을 범했는데, 심판이 지체 없이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결정적 상황이거나 거친 플레이가 아니었던 데다 위험지역과도 먼 곳이었지만 심판의 판정은 단호했다. 앞서 전반 14분 한 차례 경고를 받았던 고종현은 두 번째 경고와 함께 레드카드를 받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해당 상황 직후 일본이 진행한 프리킥 기회에 첫 골이 나왔다. 키커로 나선 일본의 나와타가 오른발로 강하게 감아찬 볼이 한국 골대 오른쪽 구석에 꽂혔다. 이 장면에도 심판의 오심이 곁들여졌다. 퇴장 상황 등으로 인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일본 선수가 실제 파울이 일어난 상황보다 5m 가까이 앞쪽으로 볼을 가져다 놓았지만, 심판은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프리킥을 진행시켰다.
한 명이 부족한 상태에서 후반전을 치르던 한국은 후반 21분 추가 실점했다. 한국 수비 라인의 빈 틈을 허물며 뛰어나와 모치즈키의 스루 패스를 받은 나와타가 오른발 슈팅으로 또 한 번 골 망을 흔들었다.
한국이 만회 골을 위해 남은 힘을 짜내던 후반 37분께 심판의 결정적인 오심이 추가됐다. 김명준이 일본 페널티 박스 안에서 볼을 컨트롤하다 상대 골키퍼에 걸려 넘어졌지만 심판은 페널티킥도 경고도 없이 경기를 속행 시켰다. 명백한 오심이었지만, 심판의 옐로 카드는 일본 골키퍼 대신 ID카드를 집어던지며 분노를 표시한 변성환 감독에게 향했다.
추격 의지를 잃은 한국은 후반 종료 직전 미치와키에게 한 골을 추가 실점해 0-3으로 경기를 마쳤다.
한국은 이 대회 우승을 아쉽게 놓쳤지만, 4강에 오르며 국제축구연맹(FIFA) U-17월드컵 본선행 티켓은 일찌감치 확보한 상태다. U-17월드컵 본선은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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